가정 밖 청소년에게 응원의 시선이 필요하다
평택여자단기청소년쉼터가 생긴지 올해로 20년이 되었다.
2003년 청소년쉼터가 생겨날 당시에는 ‘가출청소년’이 이용하는 시설로 표현되었고, 이후 ‘위기청소년’에서 최근 ‘가정 밖 청소년’으로 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을 표현하는 단어도 변해왔다. 표현은 변했지만 여전히 청소년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이들의 가정‧학교‧사회로의 복귀를 위해 지원한다. 나아가 가정 밖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지역 내에서 자립할 수 있게 돕기 위해 쉼터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 제7차 청소년정책 기본계획(2023~2027)이 발표되며 청소년쉼터도 이에 맞는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 중 복지 부분에서의 주요 골자 중 하나는 위기 청소년의 복지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청소년 자립 지원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가정 밖 청소년의 보호 및 자립지원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주거를 지원하고 자립기반을 강화 해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내용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와 같은 정책을 현장에 잘 적용시키려면 우선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청소년의 욕구를 잘 담아내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쉼터에서 일을 하다보면 많은 청소년들이 이러한 정책에 관심을 갖지만, 실제 연계로 이어지는 횟수는 많지 않음을 체감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정책의 요건을 충족하기에 어려운 현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하나의 정책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몇 년 이상 쉼터에서 거주해야 하거나, 신청서류를 일일이 챙겨야 하는 등 행정적인 절차의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평택청소년쉽터 설립 20주년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한 시선
많이 바뀌었지만, 자립 희망
청소년에 대한 촘촘한 정책적
지원과 따뜻한 응원 절실
각자의 청소년 시절을 떠올려보자. 스스로 정보를 찾고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서 필요한 서류를 챙겨본 기억이 있는가? 대다수가 그러한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보호자나 주변인들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보호자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가정 밖 청소년은 여전히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내가 얼마나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지를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대부분이 이런 까다로운 조건과 복잡한 단계로 인해 지원받기를 포기하기 때문에 정책의 필요성에 비해 참여율은 낮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지원이 필요한 청소년에게 점차 관대해지기를 바란다.
과거 쉼터를 향해 “이런 곳이 있으니까 애들이 가출을 하지!”하고 이야기하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았고, 쉼터가 동네에 자리 잡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으로 경계를 하던 마을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양한 청소년이 존재함을 받아들이고 함께 자원봉사활동을 찾고, 물건을 나누는 등 마을 활동을 만들어가며 동네분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다. 경계를 낮추고 바라보면 여전히 ‘문제를 일으키는 청소년’이 아닌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쉼터에서 10년 동안 근무하며 드는 생각은 시간이 흐르며 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인식도 점차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점점 다양하고 새로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이 늘어난다는 것을 실감한다. 실제 2021년 경기도 통계에 따르면 전체 154만3100가구 중 청소년 가구의 비율은 8만2900건에 달한다. 가정으로 돌아가기보다 다양한 사연으로 자립을 희망하거나 준비해야 하는 청소년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가정 밖 청소년의 문제는 비단 청소년이 문제만이 아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가정이 해체되어 생기는 문제이고 미래로 이어지는 사회적 비용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맞춰 청소년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촘촘한 정책적 지원과 아직 준비되지 않은 채 가정 밖을 나와 사회를 준비하는 청소년에 대한 응원의 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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