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밥이 먹고 싶을 때 생각나는 한식뷔페
안중읍 맛집 행복한 밥상
물가가 오르고 있다. 밥값도 오르고 있다. 제대로 점심식사라도 하려면 1만원을 훌쩍 넘긴다. 엄마의 손과 엄마의 정성으로 날마다 한식부페를 만들어 내는 ‘행복한 밥상’에서는 8천원이면 충분하다. 요즘 같은 고물가시대에 ‘행복한 밥상’이 그래서 더 귀하다.
현재 안중 천둥산 건물 1층에서 운영하는 행복한 밥상은 오픈한 지 1년이 조금 넘는다. 하지만 이미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나서 손님이 꾸준히 늘고 있는 숨겨진 맛집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허은혜(64) 사장은 25년 넘게 음식을 해오다가 자기만의 작은 가게를 열었다. 아산이 고향인데 지인의 소개로 안중에서 가게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예전부터 음식을 만들어 주는 걸 좋아했어요. 사람들이 맛있게 먹어주면 아주 행복했고요. 오랫동안 천직이다 생각하면서 해왔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기반으로 늦게나마 나만의 가게를 열었습니다.”
그날 먹을 것은 그날 만들기
가게를 열기 전 주인장은 나름 몇 개의 원칙을 정해 놓았다고 한다. 우선 그날 손님들에게 내놓을 음식은 그날 만들어 판다. 실제 이곳에서는 음식을 대량으로 만들기보다는 정해진 양을 그때그때 바로 만들어 손님 앞에 내놓는다. 따라서 어떤 음식을 먹어도 지금 바로 해준 엄마밥처럼 따뜻하고 정성이 느껴진다.
두 번째 기본 반찬인 김치는 아무리 힘들어도 직접 담근다. 주변에 보면 배춧값이 오르거나 손님이 많으면 손쉽게 중국산 김치를 사서 쓰는 경우를 보는데 허 사장은 물가가 오르거나 바쁘거나 꼭 자신이 담근다고 한다.
세 번째는 가능하면 메뉴를 매일 바꾼다는 것이다. 날마다 이곳을 찾는 단골 고객을 배려해 다양하게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반찬을 바꾸어 오늘 가도 내일 가도 맛있게 식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에서다.
이곳은 차려주는 양만큼을 먹는 음식점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음식을 리필해 먹을 수 있는 뷔페식당이기에 식사량이 많은 남자 고객들도 많다. 인근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윤정수씨(50)는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밥과 반찬이다 보니 날마다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초기부터 단골이 되었다”고 한다.
일품요리들도 인기
이런 숨겨진 노력들이 모여 행복한 밥상이 맛집으로 자리잡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점심에는 이렇게 한식부페로 운영하지만 이곳의 여러 가지 일품요리도 인기가 많다. 주인장의 남다른 솜씨가 느껴지는 닭볶음탕과 김치짜글이, 동태탕, 두부조림 등은 저녁에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특히 특제 소스가 빛을 발하는 두부조림은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메뉴 하나하나 나름 저만의 비법이 있어요. 제가 오랫동안 음식을 해온 경력을 살려 남다른 노하우로 직접 만든 소스를 활용하고 정성을 더하니 고객들이 먼저 맛을 알아주는 것 같습니다.”
행복한 밥상은 엄마밥을 먹고 싶은 사람이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소박하지만 오늘도 깔끔하고 맛있게 차려낸 정갈한 밥상은 우리가 기억하는 고향의 맛이다.
이인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