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을을 즐기는 사이 20대 노동자가 또 사망했다
수요칼럼
김현래 위원장
진보당 평택시위원회
진보당 평택시위원회
높고 푸른 가을하늘을 보며 사람들은 왠지 모를 그리움과 가을 정취에 흠뻑 젖은 풍성한 감성을 느끼게 된다.
코로나19로 만나지 못했던 사람과의 만남을 잡기도 하고 풍성하게 열리는 가을 축제를 즐기기도 한다. 최근 들어 다양한 행사가 많이 열린다고 생각되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그동안 코로나-19로 축제가 중단되었던 탓도 있을 것이다. 오늘도 ‘내 생활 플러스 평택톡톡’으로 축제 소식이 들려온다. 그러나 오늘은 아침저녁 불어오는 쌀쌀한 바람만큼이나 가을 축제가 쓰리고 씁쓸하게 다가온다.
평택은 삼성전자 건설현장 등
대규모 사업장 많은 곳
우리가 모르는 사이 공개되지 않은
많은 사건사고 있지 않을지 걱정
파리바케트 SPL 평택공장
산재 사망사고, 안타까움 넘어
노동자들 현실 바꾸는 계기 되기를
‘파리바케트 SPL 평택공장 산재 사망사고‘ 소식은 언론보도를 통해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 같다. 언론에서는 ‘20대 노동자 몸 끼임 사망 사고’, ‘대학 대신 공장 간 딸, 소스 배합기에 껴 숨져’ 등으로 처음 기사화되었다. 나는 정확히 산재 사망사고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동안 평택은 참 많은 산재 사망사고가 있었던 지역이다. 이번 사고 소식을 접하고 산재 사망으로 우리 곁을 떠난 노동자들의 이름이 생각났다. 고인의 영정 앞에서 우리는 수많은 다짐과 약속을 했었다. 다시는 출근했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없기를, 현장에서 일하다 죽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그러나, 현장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고 중대재해처벌법은 기대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왜그럴까를 곱씹어 봐도 뽀족하고 흥쾌히 납득을 할 수가 없다.
기사 댓글 중 SPC에 대한 항의의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예전 근무자의 이야기가, 여전히 노동자들이 죽어야 하는 현실에 대한 울분이, 그리고 파리바케트 불매운동 이야기까지 올라오고 있다. ‘노동자들의 죽음으로 만들어진 빵, 우리는 먹고 싶지 않다’는 문구에 눈이 갔다.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것이 어디 빵뿐일까. 이번 사고를 통해 현장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은 그저 관계된 사람들의 마음뿐일까? 특히나 평택은 많은 공장지대와 대규모 삼성건설현장이 있는 지역이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언론에 공개되지 않는 사건·사고들이 얼마나 많을까?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 안전교육은 잘 진행되고 있는지, 현장에 위협요소는 없는지, 사업주가 해야할 몫은 다하고 있는지, 법은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이번 사고를 통해 바뀌어 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남자친구와 일 끝내고 여행 가자고 카톡 했다던 고인, 높고 푸른 가을하늘을 바라보며 한껏 웃음 꽃을 피웠을 고인. 많은 축제가 진행되는 속에서 파리바케트 SPL 평택공장 산재 사망사고가 많은 이들에게 사회를 바라보게 하고 노동자들의 현실을 바꾸는데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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