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대 창업동아리 라더레더
서울 거래처들 돌며 판로 개척
열심히 준비한 결과 판매 호조
시장 반응 좋아…완판제품 여럿
MZ세대 가죽 패션제품으로 창업시장에 뛰어들다
취업 흐름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며 일자리가 부족해져 주도적인 삶을 추구하는 많은 청년이 창업시장으로 눈길을 돌린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각 대학이 학생 창업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그에 따라 대학의 창업동아리도 늘어나고 있다. 평택대 패션디자인및브랜딩 학과 창업동아리 ‘라더레더’는 자신들이 직접 기획하고 만든 가죽제품을 판매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서면으로 김수연 회장(패션디자인및브랜딩학과 2·21세)에게 창업동아리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들어보았다.
라더레더는 어떤 창업동아리인가.
2014년도에 개설된 패션디자인및브랜딩 학과의 전통 동아리다. 현재 저를 비롯해 18명이 활동하고 있다. 선배에게 배운 공예 기술을 후배에게 전해주고 부원들이 직접 가죽 패션 제품의 기획·제작·판매까지 체험하며 창업 노하우를 익히고 있다. 다른 학과와 협업하는 등 활동 범위를 점차 넓혀나가는 중이다.
패션 학과에서 운영하는 동아리인 만큼 처음에는 기술과 노하우를 습득하는 데 중심을 뒀다. 그런데 제품을 제작할 때 원가·마진율 등을 고려하는 마케팅 측면에 관한 노력이 필요해졌다. 이러한 경험이 새로운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3월부터 평택대 창업동아리로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
학과동아리와 창업동아리의 차이점은.
학과동아리는 만들고 활동하는 게 비교적 자유롭다. 반면 창업동아리는 동아리를 기획할 때부터 학교 측에 사업 계획서와 예산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실제로 제품을 계획하고 판매까지 한 것을 인증해야 동아리 활동을 인정받을 수 있다. 대신 학과 동아리와 달리 학교에서 지원금을 주고 직접 관리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창업동아리를 하며 진행한 프로젝트가 있는지.
동아리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여러 행사에서 판매하고 있다. 창업동아리로 등록하기 전부터 라더레더는 다양한 외부 행사에 참여해왔다. 2019년 전북대 청년 CEO 플리마켓과 모던아트쇼 플리마켓에 참가하여 이탈리아산 고급 가죽으로 제작한 선글라스 케이스, 필통, 카드지갑, 클러치, 동전 지갑 등의 제품들을 선보이고 판매했다.
코로나19로 판매전 참여가 어려워져 올 2학기부터 봉사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평택대 사회복지학과와 연계하여 지역 어르신들에게 간단한 가죽제품의 제작 방법을 알려주고 더 나아가 평택 시니어클럽과 협업해서 제품을 제작하고 시니어 일자리 사업에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도와드릴 계획이다.
학과동아리 활동이 실제 창업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
제품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이를 해결해나갔던 과정이다. 부원들과 함께 직접 서울 신설동·동대문·성수동의 가죽 공방과 거래처들을 돌아다니며 판로를 개척하고 주문을 받아 제품을 제작했다. 판매할 제품을 제작하는 과정이 처음이라 낯설고 힘들었다. 담당 교수님에게 기획 의도와 제품 구성을 설명하고 견본의 완성도를 점검받을 때 매우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어려움을 넘기고 부원들과 열심히 준비한 결과 제품들이 많이 팔렸고 완판된 제품들도 여럿 생겼다. 실제로 창업을 할 때 거래처를 토대로 재료의 원가·마진율을 산정하고 제품을 제작해 수익을 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라더레더에서 이런 과정을 미리 경험해보고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 창업을 준비하는 데 좋은 연습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라더레더 동아리 선배 중 현재 창업한 분이 있는지.
학과 1회 졸업생인 남상규 선배가 창업에 도전해 현재 용이동에서 ‘모리스가죽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한 지 5년, 모리스공방을 운영한 지 2년이 됐으며 지난해 8월부터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현재 육성팀으로 선정됐다. 남 선배는 창업에 대한 실무적인 부분을 알려주는 등 동아리 운영에 필요한 여러 가지 부문에 자문을 주고 있다.
창업을 준비하며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객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만든 제품이라 할지라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제품성을 제대로 인지할 수 있다. 실현 가능성 없이 팔 생각만 하면 선호도와 퀄리티가 떨어져 실제로 판매가 잘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패션 제품을 다루는 전공자로서 그런 현실적인 부분을 제대로 파악하고 자기 능력을 어떻게 발휘해 제품으로 이어지게 할지가 중요 포인트인 것 같다.
창업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하기 힘들지는 않나.
창업과 학업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지만 그만큼 얻어가는 게 많다. 담당 교수님과 선배에게 자문을 받는 과정에서 실무적인 내용을 많이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다양한 경험을 간접적으로 해볼 수 있어 능력의 범위가 넓어지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졸업 후 창업으로 진로를 선택할 계획인지.
진로를 확실히 정하지 못했으나 창업동아리에서 쌓은 경험은 앞으로 진로를 정하고 사회에서 활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회사에 들어가더라도 놓치기 쉬운 세세한 부분을 챙길 수 있고 기획부터 마케팅, 제작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기초를 닦았다고 생각한다.
창업에 관심 있는 청년들에게 주고 싶은 팁이 있다면.
해당 분야 종사자를 찾아가 볼 것을 권하고 싶다. 홀로 창업을 하려면 시장 흐름이나 실무 영역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해당 분야 종사자에게 자문을 구하고 실제 거래처나 시장을 방문해 돌아다니면서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더레더의 앞으로 계획을 알려달라.
플리마켓에 참여하거나 판매처를 확대하여 제품 기획·판매에 관련한 실무 경험을 계속 쌓아나갈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우리가 기획·제작한 라더레더만의 제품을 창업동아리경진대회에 출품해 수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협업으로 다양한 봉사도 정기적으로 펼치고자 한다.
라더레더 회장으로서 창업동아리 활동이 실제 창업에 도움을 주고 연계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