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덕지구의 조속한 정상화를 고대하며
현덕지구 정상화 추진위원장
평택항이 구상되기 시작한 시점은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국가산업단지와 독자적인 항구까지 가지고 있는 거대한 공업지대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중 아산만 일대가 대규모 임해산업 육성과 수도권 내 공장 이전에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후보지로 선정되었고 마침내 1979년 12월 14일 건설부는 이곳을 산업기지 개발구역으로 지정(건설부 고시 제514호)하였다.
2008년부터 사업시행사가
4차례나 바뀐 현덕지구
토지거래허가 2년 연장했지만
애타는 주민들 심정 제대로 아는지
산업단지 개발계획에 따라 대한민국 최초로 LNG(액화천연가스)기지가 포승읍에 들어섰고, 1986년 10월 기지 내 유류취급용으로 만들어진 돌핀부두에서 아산만 지역 최초의 현대식 선박이 입항하였고, 같은 해 12월 5일 항만법 시행령 제2조에 따라 아산만 일대의 항구 이름을 돌핀부두가 위치한 평택시의 이름을 따 평택항이라고 지어 정식 개항해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현재 평택항은 신국제여객터미널이 조성 중이고 대중국 화물 처리를 위한 환황해권 거점 항만 역할을 수행 중이며 향후 수소 기반의 탄소중립 항만으로 조성하고자 현재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다
그런데 평택항을 서해안의 중심이자 미래 신산업 혁신 성장 거점으로 만들 것이라고 야심차게 시작한 현덕지구는 아직도 첫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 현덕지구 개발사업은 평택시 현덕면 장수리·권관리 일원에 232만㎡ 규모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2008년 경기경제자유구역청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며 2025년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로 시작됐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금융위기 직후 LH가 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후 경기도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중소기업산업단지 조성을 검토했지만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포기했다.
2014년 1월 중국 역근그룹 계열의 특수목적법인(SPC)인 ㈜대한민국중국성개발이 사업시행사로 지정됐으나 중국성개발이 자본금 500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사업시행자 지정이 취소됐다. 자금본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황해경제청은 사업기간 연장 및 공동주택 공급계획을 승인해 줘 특혜 논란을 빚기도 했었다. 네 번째 사업시행자에 지정된 대구은행 컨소시엄도 ‘2021년 상·하반기 보상계획 공고 및 보상협의 개시’와 ‘2021년 말까지 2차 사업협약이행 보증서(60억원) 납부’ 등의 조건을 지키지 않아 지난 1월 협약이 해지됐다.
현덕지구의 미래가 불투명한 가운데 경기도는 현덕지구 232만㎡에 대해 2024년 8월 14일까지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다시 지정했다. 토지 보상이 아직 완료되지 않는 등 사업 초기 단계여서 투기 우려가 크다는 경기경제자유구역청장의 의견을 반영해 내린 결정이다.
이제 우리는 결정을 해야 한다. 먼저 경기도와 평택시의 적극 행정이 필요하다. 그동안 묵묵히 지켜봐야만 했던 현덕지구 주민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시행사 선정, 민간투자, 예산 타령을 도돌이표처럼 반복하려면 차라리 공공 부문은 빠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둘째,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야 한다. 사업 불확실성을 낮추려면 주민, 행정기관, 사업시행자 간 협의와 소통은 필수라 할 수 있다. 이제는 주민들이 이해하고 납득할 설명과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민관 상호 신뢰는 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14년간 표류해온 현덕지구 개발사업이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고 평택서부지역의 새로운 도약에 중심이 될 수 있게 조속히 정상화되길 고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