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읍 맛집 송담게장 곤드레

2022-03-31     평택시민신문

봄 입맛 돋우는 
맑고 깨끗한 간장게장

겨울 추위에 아득히 멀어만 보이던 봄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차가운 바람 속에도 따스한 봄기운이 스며 있다. 기다렸던 계절이건만 입안이 깔깔한 게 밥맛이 떨어진다. 몸은 풋풋하고 상큼한 무언가 맛깔스러운 음식을 필요로 하는데 식탁은 아직도 겨울의 무거움을 벗지 못하고 있다. 이 시기에 잃어버린 입맛을 돋워주는 간장게장을 소개한다.

 

서해안 꽃게를 산지에서 직접 가져와

지금은 코로나 시국, 그래도 안중읍 송담리에 위치한 송담게장집 홀은 사람들로 꽉 차 있다. 이 집의 맛과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장면이다. 송담게장집을 오픈한 지는 1년 6개월 되었다. 공교롭게도 코로나 팬데믹이 막 시작되었을 때에 문을 열었다. 원혜연 사장(60)은 어려운 시기에 묵묵하게 맛과 가격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 이제 조금씩 성과가 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 집은 안면도나 태안에서 경매받은 서해안 꽃게를 사용한다. 현지 수협창고를 빌려 바다에서 들어온 생물을 바로 급냉해 쓴다. 미리 충분히 물량을 확보해 일년 내내 신선한 꽃게를 손님상에 올릴 수 있고 꽃게 생산량과 크게 상관없이 일정 가격을 유지할 수도 있다.

이 집의 간장게장은 짜지 않으면서도 비린 맛이 없고 감칠맛이 난다. 힘들어도 꽃게에 일일이 솔질을 해 비린 맛을 제거하고, 16가지 야채와 한약재를 넣어 남다른 비법으로 만든 게장소스로 게장을 담그기 때문이다. “보통 간장게장을 먹고 나면 물을 많이 먹게 되잖아요. 그런데 저희 집 간장게장을 드시고는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고 하세요. 게장의 감칠맛과 간간함을 살리면서도 신선하고 짜지 않게 만드는 것이 저희만의 비법이지요.” 많이 만들어놓고 오래 파는 방식이 아니라 이틀에 한 번꼴로 게장을 담가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판매한다고 한다.

 

궁중요리 전문가 어머니 손맛 이어받아

간장게장을 맛보았다. 봄날의 노곤함에 달아나버린 입맛이 살아 돌아오는 맛이다. 속이 꽉찬 게살은 살대로 알은 알대로 맑고 깨끗해 살아있는 게를 바로 상위에 올려놓은 느낌이다. 게살에서 신선함이 뚝뚝 떨어진다. 게살을 발라내 밥에 올리고 게장소스 넣어 곤드레 비빔밥에 비벼 먹으니 절묘한 조화가 따로 없다.

간장게장에 딸려 나온 밑반찬에도 정성과 손맛이 한껏 느껴지며 가게 주인의 남다른 솜씨를 확인할 수 있다. 원혜연 사장은 송담게장을 열기 전 화장품 판매라는 전혀 다른 업종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다고 한다. 남다른 음식 솜씨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했다. “고향이 서울인데 지금은 돌아가신 친정어머니가 유명한 궁중요리가셨어요. 제가 음식점을 오래 운영한 건 아니지만 어려서부터 어머니가 요리하는 것을 보고 먹으며 자라서인지 남다른 손맛과 눈썰미가 있다고 해요.” 여기에 송담게장을 열기 전 전국의 이름난 게장집 40군데 이상을 직접 찾아가 맛보고 배웠다고 하는데 이런 노력이 더해져 송담게장 만의 맛을 만들어 낼 수 있었지 않을까?

또한 송담게장은 식기로 안성유기를 사용한다. 밥그릇을 한번 들어보니 무게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모든 식기를 놋그릇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손님들의 건강을 생각하고 정성을 다해 대접한다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실제로 안성유기에 차려 나온 간장게장점심세트는 자체로 멋진 한편의 궁중요리다.

 

맛과 정성 그리고 착한 가격

맛과 정성에 비해 가격이 정말 착하다. 가장 인기가 있는 간장게장세트가 1인분에 2만3000원이다. 게장에 전복장과 새우장까지 나오는 호화메뉴치고는 비싸지 않다. 한번 왔던 손님들이 잊지 않고 다시 들르는 것은 이런 맛과 정성 그리고 고객을 배려하는 가격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거의 남는 것이 없었어요. 이제 가게도 자리 잡고 맛도 고객들에게 인정도 받았으니 더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이윤이 나면 사회봉사도 하면서 더불어 살고 싶습니다.” 라는 주인장의 꿈이 이뤄져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메뉴: 게장정식 2만3000원, 간장게장 1만2000원, 산낚지볶음 3만5000원, 제주황게탕 3만3000~5만원
■전화: 031-684-5369
■주소: 안중읍 송담리 844-9

이인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