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도로사정 이대로 좋은가?
100만명 대도시 상주인구 대비한
도로정비와 교통체계 구축 절실
도시경쟁력 높이는 자전거도로 등
공공인프라에 과감한 투자 서둘러야
이충동 산책에 나서보면 발바닥이 편치 않다. 보도블록 기울기가 잘 맞지 않아서다. 경사면이 잦은 서정동은 더 불편하다. 애초에 도로보다 건물이 먼저 들어선 게 원인이다. 자동차를 몰고 나가도 걸리는 게 적잖다. 맨홀 뚜껑이 노면과 일치하지 않아서다. 설계할 때부터 대충주의가 작동한 결과다. 나중에라도 최대한 맞출 수 있는데 내버려두기 일쑤다. 기껏 완공한 도로를 파헤친 뒤 때운 곳은 누더기 같거나 대체로 울퉁불퉁하다. 돌멩이 잔해도 마냥 그대로 있다. 부실한 아스콘으로 인해 움푹 파이는 건 거의 고질병이다. 다리 상판의 이음매도 마찬가지다. 차체가 덜컹거리는 건 예사다. 우리는 왜 일본처럼 그런 규정 하나 정비하지 못할까? 그들의 역사의식에는 심각한 결함이 있지만 정교한 시공 기술과 마무리 공법만은 배워야 한다.
이른바 ‘도시는 선’이라는데 경계석들이 비뚤어져 있다. ‘도로는 혈관’이라는데 막힌 데가 없잖다. 물론 적당주의에 익숙한 눈으로 보면 하등 문제 삼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상주인구가 급증하는 마당에 머잖아 100만 명을 채울 거라고 자랑하려면 마땅히 대도시에 걸맞은 품격을 갖춰야 한다. 유모차 끌고 다닐 때 자꾸만 아기가 요동을 치면 곤란하지 않은가? 양적인 팽창보다 질적인 성장이 훨씬 긴요하다는 문제 제기다. 임금 수준을 높여서라도 능력 있는 노동자들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공사는 늘 생기기 마련이니 상시 인력풀로 관리한다면 효율적일 것이다. 저마다 맡은 일에 철두철미하면 곧바로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확신한다.
도로 표지판은 가능한 한 선명해야 한다. 나들목에서 안내하는 동선은 안전운행에 결정적이다. 교차로마다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유도해야 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진출입로는 예측 가능해야 한다. 양질의 야광 페인트도 매우 중요하다. 난개발의 유형 중 유난히 눈에 띄는 지점 중 하나다. 신호등은 죄다 동시 신호체계로 바꿔야 한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면 짜증이 나는 건 당연하다. 그래도 가장 양호한 구간이 송탄-평택간 1번 국도다. 출퇴근할 때 약 20개 신호등을 기준으로 평균 6~7번 정도가 걸린다. 그나마 인내할 수 있는 정차 횟수가 아닐까 싶다.
차단봉이 망가졌다고 민원을 넣은 시민을 대하는 담당 공무원의 반응은 적신호다.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어렵사리 연결이 돼도 귀찮다는 듯 시큰둥하다 못해 무성의하기까지 하다. 뉴스에 나온 바대로 서울의 한 지자체는 아예 전담부서를 두고 전화를 받자마자 즉시 출동하는 체제를 구축했단다. 일상생활이 편리해지니 주민들의 각종 호응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가로수를 관리하는 조경공무원을 둔 싱가포르의 행정을 직접 보고 부러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우리 평택시는 어떠한가? 시민들과 밀착해 있는 담당 부서 전화번호부터 제대로 알려주는 친절이 절실하다. 나라에서 봉급을 받는 공무원들은 그것이 국민의 세금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
도로는 그 도시의 첫인상이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승차감은 시가지를 새로이 인식하게 한다. 중구난방인 건조물들이나 색상도 비호감에 한몫 거든다. 그 역시 일관성 없는 도시개발이 주된 요인이다. 가지런히 늘어선 소사벌 택지지구보다 소문난 고덕 국제신도시가 어수선해 보이는 건 그래서다. 풍경이 주위와 어울리지 않아 생기는 안건은 유럽의 사례를 참고하자. 주민자치위원회에 신축 건축물의 모양새에 간여할 권한을 주는 것도 조례를 통해 고려해봄 직하다. 동네 경관을 해치는 걸 풀뿌리 민주주의로 해결하고 있었다. 개개인이나 지역사회나 바람직한 대안은 재빨리 수용하고, 잘못된 습관이나 관행은 하루빨리 청산하는 게 상생의 비결이다. 나 몰라라 방관해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나부터 준법정신을 실천할 때 이웃도 바뀐다.
행복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소시민들은 무심코 걸어도 발목이 삐끗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 거리를 꿈꾼다. 살아가면서 돌발적인 위험 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세심히 배려하는 손길을 기다린다. 자전거도로 확보에 재정 여력을 호소해도 이제 더는 설득력이 없다. 공론화를 거쳐 우선순위를 결정하되 공공복지 쪽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인프라는 글자 뜻대로 사회기반시설이다. 구석구석 볼거리가 있고 발이 편한 도시에는 눌러앉고 싶은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