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과 송탄은 서정리천 물줄기로 연결된다
박환우와 떠나는 생태기행 21
국가안보로 평택 미군기지가
치외법권지대로 자리 잡았는데
평택 삼성전자가 수질‧대기오염 등에서
치외법권지대 되면 안돼
서정리천은 고덕신도시의 중심을 관통하는 지방하천이다. 미공군기지 K-55 오산공군기지 레이더가 있는 원적봉 남동쪽 골짜기에서 발원하여 경부선철도 방향으로 흐르다가 고덕신도시를 관통하며 남쪽으로 흘러 궁안교 인근에서 진위천으로 합류한다. 도시개발로 인해 상류에서 유입되는 하천의 수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서정리천을 흐르는 물은 하수처리장 처리수를 펌핑하는 재이용수와 팔당상수원을 공업용수로 끌어온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폐수를 처리한 방류수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장당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한 민원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으로, 평택시는 기존 장당하수처리장을 폐쇄한 후 하수처리장 부지를 LH가 개발하는 조건으로 LH가 고덕하수처리장을 건설해 평택시에 기부하기로 LH와 합의한 바가 있다. 이에 따라 고덕국제화지구에서 배출되는 생활하수 처리를 위해 서정리천 하류 인근에 설치 계획 중이던 고덕공공하수처리장은 규모를 확대해서 기존의 송탄지역과 고덕신도시의 생활하수를 합한 하루 10만 8천톤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설치 중인데, 현재 완공돼 시운전 중이다. 재이용 공정은 하루 2만톤을 처리하는 규모이다. 한편, 린데코리아 가스공장 옆에는 삼성전자에서 배출되는 반도체 폐수를 처리하는 고덕공공폐수처리장 1단계 시설이 운영 중이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배출하는 하루 약 10만톤의 반도체 폐수와 공장 증설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적 반도체 폐수에 대비해 현재 고덕공공폐수처리장 2단계 증설을 위한 지하 구조물이 건설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서 보아야 할 곳은 서정리천이다. 고덕신도시 개발에 따라 현재 서정리천 주변에는 수변공원, 산책로를 조성하여 도심하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서정리천을 따라 송탄 남부지역 서정동과 고덕신도시가 연결되게 되고, 고덕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는 하수관으로 기존의 송탄지역 구도심과 고덕신도시가 연결된 모양새다.
앞으로 이 서정리천에는 송탄, 고덕 주민들이 배출하는 생활하수보다 더 많은 반도체폐수가 흘러들게 될 것이다. 이 반도체 폐수는 서정리천을 거쳐 진위천으로 방류될 것이고 결국은 평택호로 흘러들게 된다.
아파트 단지 인근 대규모 산업단지
산업용가스 생산공장들 장기적으로
평택 도시발전 걸림돌 될 수 있어
삼성반도체 공장의 과도한 확장이
100만 대도시로 발전하는 데 미칠
환경적 영향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현재 고덕신도시에는 중앙공원 인근에 평택시청, 시의회 청사 이전, 평화예술의전당, 도서관, 박물관이 건립되는 행정타운부지가 있다. 함박산 중앙공원과 행정타운이 자리잡으면 고덕신도시가 평택시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덕분에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고덕신도시 아파트값이 오르는 등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부분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환경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아파트단지 인근 지역에 대규모 산업단지, 산업용가스 생산공장 등이 계속 개발되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평택 고덕산업단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는 P1, P2 반도체공장이 정상 가동되고 있고, P3 공장 증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반도체공장에 필요한 산업용가스 생산공장도 계속 증설되고 있다. 경부선철도 건너 장당산업단지에는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삼성전자가 입주한 고덕산업단지에는 린데코리아가 가동 중이다. 평택제천고속도로 남측 고덕면 방축리에는 에어퍼스트 가스공장과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이 입주할 첨단복합 산업단지가 대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고덕신도시를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와 폐기물 관련 시설에 더해 삼성전자 반도체 산업단지를 유지하기 위한 환경적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평택시 전체 차원에서도 신중하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평택시의 중심부에 삼성전자 반도체공장과 협력산업단지 개발이 결정되었지만, 주거지역과 공업지역이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도시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오래된 농촌 마을인 지제동, 울성리, 방축리 주변 주택들에 대해서는 산업단지와 안전거리 확보 문제, 완충녹지 조성 등 안전과 건강을 위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 고민해 볼 문제가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증설문제다. 현재 3기가 건설중인데 앞으로 6기까지 건설된다고 한다.
기존의 송탄지역이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했다면, 고덕신도시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고층빌딩 랜드마크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만 빌딩의 그림자도 길다. 오산공군기지 항공기 소음피해로 고통받는 다수의 주민들이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과 산업용가스 생산공장들의 화려한 불빛이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환경 안전, 주민건강 이슈는 평택시민들이 감시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국가안보로 평택 미군기지가 사실상 치외법권지대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수질오염, 대기오염 등 환경관련 정보를 시민들에게 공개할 수 있도록 고덕신도시 주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평택시는 고덕신도시를 개발하면서 행정타운 건설과 서정리역, 지제역 역세권 도시개발과 외국교육기관 유치 등 다양한 성장요인을 살려 나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의 과도한 확장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 2019년 4월 인구 50만 명 대도시로 진입한 평택시는 전입인구가 계속 증가해 2021년 7월에는 55만 명을 돌파했다. 새로운 일자리와 아파트단지가 증가하면서 고덕면 인구도 3만여 명을 넘어서며 11월에는 고덕동 행정복지센터가 신설될 예정이다. 머지않아 인구 15만명 규모의 평택의 중심 도시로 성장할 고덕국제신도시는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주거지역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100만 대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군사도시, 산업도시 이미지에 환경도시, 국제교육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긴 안목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의 증설이 미칠 환경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박환우 환경전문기자·경기생태교육연구소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