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선호 세움엔터테인먼트 대표

2021-09-15     김윤영 기자

청장년 창업오디션 대상 거머쥔 ‘청년문화예술의 대부’

 

장비 갖추고 연습실 마련에
지원금 6000만원 큰도움 돼
안정적인 문화예술 토대 위해
20대 청년들과 함께 땀흘리며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준비중

김선호(44) 세움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요즘 눈코뜰 새가 없다. ‘2021 평택시사회적경제 청장년창업오디션’ 대상을 수상하며 받은 상금 6000만원을 쌈짓돈 삼아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창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공연들이 취소되는 상황에서 ‘태교음악회’ 같은 새로운 공연을 기획했더니 여기저기서 공연 문의가 빗발친다. 틈틈이 청소년 음악교육도 진행해야 한다. 시간을 쪼개 움직이다 보니 몸은 고되지만 ‘평택의 젊은 청년들과 오래오래 음악을 하고 싶다’는 꿈을 이루는 과정이라 생각해 마음은 더없이 풍요로운 나날이다.

 

청장년 창업오디션 대상을 차지한 소감부터 듣고 싶다

큰 욕심 안 부리고 경험을 쌓고 작은 금액이라도 지원받고 싶어 도전했다. 오디션 과정에서 세움엔터테인먼트팀이 20대 청년들로 구성되다 보니 아직 미숙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자존감이 좀 떨어진 측면이 있다. 하지만 대상을 수상하고 이제 자신감이 새롭게 솟구친다.

대상으로 받은 상금은 보다 수준 높은 공연을 위한 연습실 확충과 장비 구매에 쓸 계획이다.

 

2016년 세움지기를 설립해 본격적인 문화사업을 시작했다

청년들의 자유를 존중하고 그들이 원하는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항상 생각했다. 30대 중반까지 음식점을 운영했는데 늘 마음 속에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들끓었다. 그래서 마음 맞는 청년들과 함께 2014년 세움지기를 만들었고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청소년교육과 음악교육을 시작했다. 문화예술이 척박한 평택에서 청년예술인을 발굴하고 육성해 그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칠 무대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2017년에는 평택시버스킹연합회를 만들었는데

버스킹은 거리에서 자유롭게 공연하는 것을 말하며 버스킹하는 공연자를 뜻하는 버스커는 악기, 작은 마이크, 휴대용 앰프 등으로 관객과 음악으로 소통한다. 평택에 버스킹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다들 서울로 올라갔다. 이들이 공연할 곳도 마땅치 않고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다 보면 민원이 들어오기도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평택에 버스킹이 활성화돼 각양각색의 공연이 펼쳐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버스킹연합회를 만들게 됐다.

 

코로나19로 공연계도 많이 위축됐는데

비대면이든 대면이든 사람들이 향유하고 즐거워하는 공연을 준비해 무대에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비대면 공연도 하나의 공연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비대면 공연은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연을 미리 녹화해두고 사용할 수 있어 공연비가 줄고, 여러 번 공연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공연자와 관객이 채팅을 통해 서로 통할 수 있어 좋다.

다만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관객들이 비대면 공연을 선호하지 않을 거 같다. 주변에서도 무대를 보고 관람하는 현장감을 그리워하는 분이 많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평택의 젊은 청년들과 오래오래 음악을 하고 공연을 하고 싶다. 이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고자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까지 문화단체였지만 앞으로는 기업으로서 문화예술·공연에 뜻을 둔 청년들을 발굴 육성하고 척박한 지역 문화생태계도 새롭게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문화예술·공연 분야로 진출하고 싶어하는 19~20살 청년들을 지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울 계획이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19~20살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이때 어떻게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지에 따라 미래가 크게 요동친다. 여기저기에서 청년정책을 쏟아내고 있음에도 19~20살 시기에 맞는 정책이 전혀 없어 안타깝다.

 

평택시와 시민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청년들은 공연을 준비할 때 또래와 교류하고 소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공연장이나 무대를 따지지 않는다. 경험이 많지 않아 평택시 등에 지원을 요청하는 절차도 잘 모른다. 순수하게 음악에 대한 열정만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이런 청년들의 열정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기관이나 단체가 평택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평택시나 평택의 문화예술단체들이 기존에 운영하던 방식을 조금만 탈피해 청년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정말 좋겠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의 무대는 멋지거나 클 필요가 없다. 많은 예산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평택시가 청년들이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고 청년들의 관점에서 운영해줬으면 한다.

시민들도 지역의 젊은 청년들의 공연을 조금만 여유롭게 봐주셨으면 한다. 서울 등에서 펼쳐지는 멋진 공연과 비교해 서툴고 미숙해 보일 수도 있다. 19살 청년이 20살이 됐다고 해서 바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청년들의 공연에 대해 마음을 열고 친구 동생이, 친구 아들이 하는 공연이다 생각하고 다가와주셨으면 고맙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