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소비되는 ‘청년’과 평택의 청년들
평택청년플랫폼 피:움
얼마 전 재미있는 기사를 보았다. 지난 1년간 언론을 통해서 소비되는 ‘청년’의 70%는 서울에 거주하고, 평균 연령이 26.5세라는 내용의 기사였다. 직업은 대학생이거나 직장인이었다. 내 주변의 청년들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론에서 소비되는 ‘청년’의 모습을 모든 청년들의 모습이라 착각한다.
정부 정책도 이런 언론에서 소비되는 ‘청년’에 중점이 맞춰져 정부와 지자체의 청년정책도 소비되는 ‘청년’의 요구에 맞게 설계되는 경우가 잦다. 그러다 보니 정작 우리 주변의 청년들의 이해와 요구와는 무관한 방향으로 엉뚱하게 설계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금 대선후보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청년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언론과 마찬가지로 소비되는 ‘청년’을 중심으로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평택에 살고 있는 청년들은 대선후보들의 청년정책에 관심이 없다. 없을 수밖에 없다. 목이 마른 사람이 빵을 주겠다고 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은가?
평택에 살고 있는 20대 노동자 청년의 모습과 서울에 살고 있는 20대 중반의 대학생 청년의 모습은 많이 다르다. 아무래도 평택의 20대 노동자 청년은 비정규직으로 인한 고용불안과 산업안전에 대해 더 고민할 것이다. 서울의 20대 대학생 청년은 높은 취업문턱과 주거환경에 대해 더 고민이 깊을 것이다.
평택에 사는 20대 노동자 청년과
서울에 사는 대학생의 모습 달라
개관 앞둔 평택시청년지원센터
평택청년들 진짜 지원해줄 수 있길
평택에 사는 청년이라도 각자 다른 모습을 띨 것이다. 어떤 청년은 대학생일 것이고, 어떤 청년은 노동자일 것이고, 어떤 청년은 농민일 것이고, 어떤 청년은 문화예술인일 것이고, 어떤 청년은 자영업자일 것이고, 어떤 청년은 아이의 부모일 것이다. 이 청년들의 요구는 각자 다를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청년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동안 소비되는 ‘청년’만 바라보고 있었다. 청년담론이 사회·정치·언론을 통해서 넘쳐나지만 정작 청년담론 안에는 청년 일부의 모습만 담겨 있었고, 진짜 청년의 모습은 감춰져왔다. 진짜 청년들의 모습은 보지 못한 채 소비되는 ‘청년’의 모습을 보고, 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 답이 안 나오는 것이다.
평택의 청년 정책을 세우려면 평택의 청년들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우리 평택의 청년들은 어떠한 삶과 환경에서 무슨 일을 하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물어봐야한다. 그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소비되는 ‘청년’이 아닌 진짜 청년의 모습을 마주해야 한다.
마침 평택시 청년지원센터가 개관을 앞두고 있다. 앞선 여러 지자체의 청년센터들처럼 백화점식·행정편의식 운영보다 평택 청년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여 진짜 평택청년들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센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