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따라 자전거타고 평택호관광단지까지

2021-05-06     평택시민신문

박환우와 떠나는 생태기행 17 

 

남평택시내에서 자전거로 군문교, 
내리 문화공원, 팽성 미군기지와
국제대교 거쳐 현덕면 신왕리까지  

 

팽성과 현덕 지역을 연결하는 국제대교와 현덕면 고등산

자전거 타기 좋은 봄날 친구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군문교, 평택국제대교를 건너 현덕면을 향해 달린다. 군문동 안성천 제방을 통해 군문교를 건너 안성천자전거도로를 따라 팽성읍 내리문화공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미군기지 철조망을 끼고 평택호 제방을 따라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이어진다. 약 7km 거리의 철조망 안쪽 광활한 부지에 미군기지가 끝없이 이어지고, 미군골프장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여럿 보인다. 길게 직선으로 난 자전거도로는 포장상태가 좋고 전진운동을 극대화하기에 적합하여 인라인 스케이트 선수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국제대교를 자전거 타고 건널 땐
아산시 고용산, 영인산까지 보이고
시원한 바람에 막혔던 가슴도 탁 트여

현덕면으로 가려면 국제대교를 자전거를 타고 건널 수 있다. 다리 위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려면 강변도로에서 다리 상판까지 급경사를 올라가야 하는 고비가 있다. 평지를 주로 달리던 내 실력으로는 자전거를 타고 끝까지 가기에는 무리가 있어 중간에 내려서 자전거를 밀고 올라가야만 했다. 힘들게 다리에 올라 다시 자전거를 달리니 시원한 바람에 가슴이 탁 트인다. 1000미터가 넘는 다리를 자전거로 달리며 멀리 남쪽을 보면, 아산시 고용산, 영인산까지 보인다. 평택시 남부지역 팽성읍과 서부지역 현덕면을 잇는 평택국제대교는 작년에 완공됐다. 주한미군기지이전에 따른 평택지역 개발사업으로 2006년부터 건설되었으나 2017년 8월 다리상부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국제대교를 건너면 다리 아래 고등산 기슭으로 자전거도로가 계속 이어진다. 이곳에는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들을 위해 화장실과 쉼터가 잘 조성되어있다. 아산만에 바닷물이 드나들던 옛날에는 현덕면 신왕리에서 팽성읍 노양리 포구까지 배를 타고 건너다니던 곳이다.

오성면 당거리에서 현덕면 방면으로 제방을 따라 자전거도로를 달리면 대반천 덕목제습지 위로 자전거 전용 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안중읍 용성리에서 시작해 대반리를 통해 현덕면 덕목리 앞에서 평택호에 흘러든다. 대반천과 평택호의 합류부 덕목제 습지는 팽성 미군기지 확장 공사 과정에서 대추리 주변 논과 수로에서 발견된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의 대체서식지로 이용되었다. 앞으로 평택호 수질개선을 위해 덕목제 주변에 인공습지(8만7000평)를 조성할 계획이다. 대반천이 평택호로 유입되기 전에 하천물에 포함된 오염물질을 제거하여 부영양화를 방지하는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덕목리에는 광덕산 심복사가 자리 잡고 있다.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문화재 제565호 보물로 지정되어있다. 부처님오신날이 다가오자 대덕광전 앞이 화려한 연등으로 가득하다. 심복사 경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배치된 산신각 돌계단을 80대 어머님 손을 잡고 한 계단씩 내려오는 중년 남성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니,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절로 든다. 천년고찰 심복사에는 가족들을 위하는 어머님의 불공으로 가득하다.

 

 

변화가 가장 느리던 현덕면 지역도
국제대교 개통, 철도‧고속도로 부설
대규모 도시개발로 상전벽해 변화 예고

 

권관항엔 노을힐링 어촌마을 조성 
선착장과 해수공급시설 들어서면 
사라졌던 어항 되살아나 관광사업 기대

일주문을 나서자 심복사 진입도로 확장 공사로 어수선하다. 평택시 어디를 가나 공사판이라 정신이 없는데 조용하던 심복사까지 개발의 바람에 흔들리는 느낌이다. 오래전 심복사 주지 정견 스님은 평택시에서 진입로 확장을 해준다는 제안을 거절했다. 개발을 원하는 마을 주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가지정 문화재 주변 환경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소신을 끝까지 주장하셨다. 심복사 주변도 변했고, 사찰 경내에도 크고 작은 건축물이 늘어났다. 대적광전으로 올라가던 계단에 새로 건축된 2층 높이의 전각에 위압감이 느껴진다. 소박한 돌계단을 올라 대적광전 마당에서 보면, 강건너 미군기지까지 보이던 시원한 경관이 떠오른다. 필요에 따라 건축물이 늘어나는 것이지만, 여유있는 공간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과 시원한 전망이 그립다.

현덕면 구간 자전거도로는 신왕리가 종점이다. 신왕리부터 평택호관광단지로 가는 길은 시골길을 이용해야 한다. 대안리부터 평택호관광단지까지 연결되는 도로가 개설되면 자전거도로가 조성될 것이다. 평택시는 지난 3월 평택호관광단지부터 대안리까지 도로 개설 설명회를 진행했다. 앞으로 도로 건설로 인한 마안산 훼손을 최소화해야 한다. 마안산은 바닷물이 드나들던 시절 고유의 해안선을 보전하는 의미가 있다.

대안리와 기산리 사이를 흐르는 도대천 다리를 건너자 서해선(홍성~송산) 복선전철 철도 공사가 한창이다. 아산시 인주에서 평택시 안중으로 연결되는 철도교는 평택호 가운데 수심이 깊은 중심부만 남겨두고 있다. 2022년 개통을 목표로 철도가 우람한 골격을 드러내고 있다.

평택시에서 가장 변화가 느리게 진행되던 현덕면도 국제대교 개통에 이어 평택호 관광단지개발, 현덕지구 도시개발 등 대규모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현덕면을 통과하는 서부내륙고속도로(평택~부여) 1단계 공사는 충청도 구간부터 착공했다. 관광지를 성토하는 공법으로 고속도로를 건설하면 평택호관광단지를 둘로 나누는 장벽이 세워질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토공사 절대 반대 교각으로 대체하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평택호관광안내소 옆 평택호레저타운에는 오리배가 모여있고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등 수상레저 활동도 중단된 안타까운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을 중단한듯하다. 평택호예술관, 한국소리터, 평택민요보존회 등 다양한 관광자원이 있는 평택호관광단지가 하루빨리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관광자원 가운데 핵심요소는 평택호 수질이다. 맑은 물이 가득한 평택호에서 수상스키, 요트를 즐길 수 있다면 경기남부 지역 수백만 이 즐겨 찾는 친수공간으로 부활할 것이다.

평택호관광지에서 점심을 먹고 바닷가로 나가니 마침 권관리 앞까지 아산만 바닷물이 가득 차올랐다. 이곳에서 만난 노인은 ‘서해안 갯벌을 자꾸만 매립하니 고기가 씨가 말라 어업이 힘들다’고 걱정을 하신다. 한쪽에서 아빠와 딸이 다정하게 바다낚시를 즐기는 모습이 정겹다. 앞으로 권관항이 활성화되고, 시민 누구나 바다낚시를 경험할 수 있는 낚시 체험장이 마련되면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아올 것이다. 현덕면 권관리에 있던 어항이 평택항 항만개발로 해제되었으나 어민들의 강인한 생명력으로 권관항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정부 지원으로 권관항 노을힐링 어촌마을 조성사업이 추진되어 선착장과 해수공급시설 등 기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오랜 시간 이어진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재를 활용하면 현덕면 지역의 관광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자산이 될 것이다.

박환우 환경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