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덕면 왕갈비탕·통김치등갈비전문점 청담(淸淡)
오래된 이 길을 지나거든 청담에 들르세요
펑펑 쏟아지는 눈발에 닮은 듯 안 닮은 듯 개성 강한 눈사람들이 보이는 한겨울이다. 자꾸 움츠러드는 어깨에 추위가 몸속 깊이 스며든다. 어머니 손맛이 느껴지는 흰쌀밥과 뜨끈한 갈비탕 국물을 맛보고 싶다. 이럴 때 망설임 없이 추천할 수 있는 왕갈비탕 전문점 ‘청담’이 바로 그런 곳이다.
지역에 숨겨진 맛집
사방으로 도로가 뚫리는 요즘. 그래도 평택호를 아산만으로 부르던 때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안중에서 평택호로 가는 오래된 옛길을 알 것이다. 이 길을 달리다가 현덕우체국을 조금 지나 속도를 늦추면 도로 오른편에 청담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주차창이 넉넉하고 이 길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봤을 상호도 큼직하다. 차를 세우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찰솥밥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간판 문구를 따라 주저 없이 음식점 안으로 들어갔다.
먹음직한 왕갈비탕과 푸짐한 통김치갈비찜
식당 안은 아늑하고 넉넉하다. 시원하게 열린 주방으로 주인장이 일하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왕갈비탕과 통김치등갈비찜이 주메뉴인 청담은 이미 입소문이 나고 있는 지역의 숨겨진 맛집이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왕갈비탕을 주문했다. 이름만큼이나 큼직한 왕갈비가 들어있는 갈비탕에 어머니가 해주신 옛 가마솥밥을 재현한 솥밥이 나왔다. 여기에 화려하진 않지만 정갈한 밑반찬이 차려졌다. 먼저 뜨근한 국물을 맛본다. 추위에 언 몸을 한 번에 녹여주는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다. 충분히 국물을 맛보고 잡기 좋게 되어 있는 왕갈비를 들고 고기 맛을 본다. 잡맛이 전혀 없는 고기가 부드럽게 찢어진다. 감칠맛이 도는 육질이 아주 부드럽다.
갈비탕이 단품 요리라면 가족단위로 또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어울려 한 끼 푸짐하게 먹기 좋은 메뉴는 통김치등갈비찜이다. 밤새 고아낸 갈비탕 육수에 통째로 넣은 김장김치와 손질 잘한 돼지등갈비를 주재료 삼아 주인이 직접 개발했다는 매콤한 다대기를 넣고 푹 끓여낸다. 김치찌개와는 다른 진한 국물 맛이다. 매콤하면서도 맛이 깊다. 여기에 국물의 깊은 맛이 밴 돼지 갈비는 찰진 육질이 밥반찬으로도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통째로 들어간 김치를 찢어 얼큰한 등갈비와 먹다 보면 어느새 등에 땀이 맺힌다. 등갈비찜을 먹을 때 꼭 곁들여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계란말이다. 5000원에 별도로 제공되는 계란말이는 매운 음식을 힘들어하는 어린자녀도 활짝 웃게 만들 만큼 큼직하다. 여기에 등갈비찜 국물과 다르게 시원한 맛을 내는 김치찌개, 그리고 통김치닭볶음탕이 또 다른 메뉴로 준비되어 있다.
이 집의 모든 메뉴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것은 예전 어머니의 가마솥밥을 재현한 찰솥밥이다. 왕갈비탕이나 갈비찜 등을 먹을 때 곁들어지는 찰진 가마솥밥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이라는 말처럼 입에 착착 붙는다. 밥을 덜고 솥에 물을 부어 놓으면 음식을 다 먹을 때쯤 구수한 숭늉을 맛볼 수 있다.
오로지 정성만이 비법
음식 맛이 좋은 평가를 받기까지 주인장 이청범(60)씨와 주방에서 직접 요리를 하는 아내 이영미(58)씨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시원하고 깔끔한 갈비탕 맛에는 새벽 4시부터 고기를 손질하고 초벌요리를 하는 이청범씨의 정성이 깃들어 있다. 이렇게 준비한 재료로 주방에서 음식을 실제로 만들어 내는 사람이 아내 이영미씨다. 이씨가 요리를 시작한 지 어느새 25년이 넘었다. 이씨는 “사람들이 자꾸 비법을 묻는데 비법이라면 멀리 떨어져 있는 사위와 아들에게 먹인다는 마음으로 정성껏 음식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님으로 왔다가 홍보하는 집
청담은 특별히 광고를 하지는 않는다. 최근에는 청담의 맛에 반한 고객들이 사진을 찍어 인터넷이나 유튜브에 올려 홍보해준다. 그래선지 요즘엔 인터넷 보고 왔다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 이청범씨는 “손님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처음의 맛을 잃지 않고 정성으로 음식을 해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도 음식점 앞으로 많은 차들이 달린다. 이 길을 지나 평택호를 가고, 아산만방조제를 지나 충청도로 향하기도 한다. 지나는 여행객들에게도 꼭 알려주고 싶다. 이 옛길을 끼니때에 지나거든 ‘청담’에 꼭 들러 어머니 손맛 가득한 찰밥과 음식을 맛보라고. 그러면 제대로 골랐다는 흐뭇함에 입꼬리가 올라갈 것이라고!
이인재 객원기자
■메뉴: 왕갈비탕+찰솥밥 1000원, 통김치등갈비찜 중 35000 대 45000, 통김치닭볶음탕 중 35000원 대 45000원, 통김치찌게+찰솥밥 8000원, 계란말이 5000원,
■주소: 평택시 현덕면 안현로 115
■전화: 031-681-7624
■영업시간: 09:00~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