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는 부지 변경에 평택함 활용계획 ‘표류’

2020-04-29     김윤영 기자

해군이 평택시에 무상대여…25일 평택항 입항
신여객터미널 옆 친수시설 예정지로 부지 바꿔
부지 조성에 3년…평택함 임시장소에 방치될 판
개발한 콘텐츠도 없어 이제야 용역 착수할 계획

평택함(ATS-27)은 1997년 4월 1일 이후 침몰 또는 좌초 선박의 구조와 함정 예인, 항만·수로의 장애물 제거 등의 임무를 수행하다 2016년 12월 31일 퇴역했다.

[평택시민신문] 퇴역한 해군 구조함 ‘평택함’을 해양안전체험관으로 활용하려던 평택시의 계획이 대책 없이 추진한 부지 변경으로 표류하고 있다.

28일 평택시에 따르면 시는 2016년 퇴역한 평택함(ATS-27)을 해군에서 무상대여 형식으로 인도받아 평택항에 배치하고 해양안전 안보 및 생존체험장으로 활용하는 ‘평택함 활용 해양안전체험관 조성’ 사업을 2018년부터 추진해왔다.

해군은 지난 2월 20일 퇴역함정인 평택함(ATS-27)을 평택시에 무상대여 형식으로 인도했고, 평택함은 조선소에 입고돼 2개월의 수리·도색 작업을 거쳐 지난 25일 평택항에 입항했다. 이어 27일 신국제여객터미널 부지 옆 평택항신컨테이너터미널(PNCT) 육상에 임시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평택함 활용 해양안전체험관 사업부지를 조성하는 데 3년이 걸린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평택시와 평택해양수산청이 협의 끝에 평택함 활용 해양안전체험관 사업부지를 기존 평택항만 2종 배후단지에서 포승읍 만호리 668 항만친수시설 예정지로 바꾸었다. 부지 변경으로 면적은 5만6100㎡에서 7만2600㎡로 늘었고, 기존 부지가 서해대교 교각이 가까워 우려됐던 안전문제가 사라졌으며 신국제여객터미널 근처라 접근성도 좋아졌다.

하지만 해군의 평택함 인도가 예정됐음에도 부지 조성에 3년이나 걸리는 항만친수시설 ‘예정지’로 사업부지를 바꾼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평택함을 임시로 둔 곳은 항만 보얀구역이어서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체험공간으로 활용할 수 없다. 즉 평택함은 아무도 찾지 않는 임시 거처에서 3년간 더부살이를 할 처지인 셈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시는 이제야 관계기관과 협의해 부지 조성 전에 평택함을 안보체험관으로 임시 활용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더욱이 2018년부터 추진한 사업임에도 평택함을 활용한 콘텐츠도 준비된 게 없다. 시 항만경제과 관계자는 “평택함 콘텐츠 개발 용역을 빠른 시일 내에 착수해 올해 안에 완료할 것”이라며 “평택함을 적절히 활용해 선박 내 안전 교육 등 해양안전·안보 체험장을 만들어 시민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평택함은 대한민국 바다를 누비며 구조 임무를 수행해온 해군 구형 구조함이다. 해군이 새로운 수상함 구조함이 필요해 1996년 8월 미국으로부터 인수한 2척 중 한 척이다. 1997년 4월 1일 진해 해군사령부 해군 부두에서 재취역하면서 ‘평택함’으로 이름 붙었다. 이후 20년간 침몰 또는 좌초 선박의 구조와 함정 예인, 항만·수로의 장애물 제거 등의 임무를 수행하다 2016년 12월 31일 퇴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