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약자에 대한 끝없는 관심, 지역현안에 대한 명확한 비전제시 필요
김 덕 일<평택농민회 회장>
2004-03-16 평택시민신문
17대 국회의원 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으나 탄핵정국으로 한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헌정사상 유례가 없었던 대통령 탄핵이란 초유의 사태 속에 세상은 온통 난리가 난 듯 요동치고 있다.
수만 명에서 수백 명까지 모여 대통령 탄핵에 대한 책임 공방으로부터 경제적 어려움, 국방·외교 등 대외적 국가 신인도의 문제, 그리고 작게는 가정경제에 끼치는 영향까지 온갖 매스컴이 연일 평가와 분석자료를 내놓고 있다.
시간이 가면서 점점 안정을 찾아 갈 것을 모두가 기대하고 있으나 유독 한 부류의 집단은 이해득실을 따져가며 흰 눈을 번뜩이고 있다.
그 족속들은 바로 정치인들이다.
모든 정치인들을 똑같이 폄하할 수는 없으나 국민의 눈에는 지난 16대 국회에 대한 인식은 지식정보사회, 다원성이 강조되는 사회, 민주적 이념이 강조되는 사회, 통일을 지향하는 사회에 비쳐볼 때 정말 형편없는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다.
특히 지난 대통령 선거 이후 비쳐진 모습은 더욱 그러하다.
모든 선악의 기준은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맞춘 듯 한 정치적 행태 속에서 민생을 돌보고 책임져야 할 국회의원들은 그렇지 못했고 민족의 자주권과 통일 지향적 국정을 이끌어 가야 할 정치권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탄핵 일주일 전 100년만의 폭설 속에서 중부권의 농민들과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손도 쓸 수 없을 정도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모습을 보며 굵은 눈물을 흘리며 망연자실해 있을 때 마음으로부터 이 고통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농민들은 지난 2월 16일 3년 간을 끌어온 한-칠레 FTA가 국회에서 비준 처리되는 과정과 이후 대통령의 10년 간 119조 농업투융자 발표, 이어서 2004년의 쌀 재협상의 예정된 일정을 보며 금번 17대 국회의원 선거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 생각하고 있다.
농촌지역의 선거하면 막걸리, 고무신으로 대변되는 금품, 향응, 그리고 혈연과 학연에 의한 투표 행태에 대해 이제 농민 스스로 변화하고자 하는 그간의 노력과 과정이 있었기에 그 기대와 희망은 어느 때 보다 높다.
우리의 잘못된 선택이 나라와 민족의 장래 그리고 개인 가정 경제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는지 너무도 똑똑히 보아 왔다.
농민들의 아주 작은 희망은 그저 열심히 일한 만큼의 대가가 나오는 농업정책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수십 년 간 산업화 과정 속에서 경제적, 사회적 약자로 살아왔던 상대적 박탈감과 빈곤감에 대한 사회적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요구가 물론 WTO체제라는 세계화와 무한경쟁의 시장경제 체제 속에서 이념적 충돌과 사회 부문, 계층 간 충돌이 있을 것이라는 예견도 분명하다.
이에 대해 명확한 비전과 입장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을 요구하는 것이며 상대적으로 약자인 편에서 대변해 줄 국회의원을 바라는 것이다.
특히 평택지역은 미군기지이전이란 민족의 문제, 농촌지역의 각종 혐오시설에 의한 환경의 문제, 개발에 신음하는 개발과 보존의 문제 등 실로 전 사회적 모순의 집합장소가 되어 있다.
모든 후보자들이 그 하나 하나의 문제에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며 주민들을 접촉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과 농민들의 눈과 귀를 현혹하는 얄팍한 수는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진정한 마음과 순간의 모습이 아닌 끊임없는 관심과 배려만이 농민과 주민을 움직일 수 있음을 국회의원 입후보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 각지에서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이른 봄, 논에서 쟁기질하듯 낡은 정치, 패거리 정치 ,부패정치, 지역에 근거한 정치를 갈아엎고 밝혀 든 촛불처럼 자신을 태워 어두운 곳에서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을 밝혀 줄 선량들이 모인 17대 국회를 기대해 본다.
<유권자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