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비 1억모금 온정의 횃불 타올랐다

백혈병과 싸우는 병상의 승호 살리기운동 곳곳서

2001-06-04     고세영
지난 1월 25일 골수 이형성 증후군이라는 판정을 받고 5월 15일에는 병세의 악화로 급성 골수백혈병으로 소아암 진단을 받은 이승호 어린이. 그는 이제 막 초등학교 2학년으로 아직까지 부모님의 따스한 사랑을 받으며 어리광을 부리고 조그마한 풀벌레에도 호기심 가지는 작은 사내 아이였다.

승호는 1월 25일 병의 치료를 위해 골수이식만이 가능하다는 병원의 진단을 받았고 다음날부터 혈소판 수혈과 적혈구 수혈, 항생제 투여를 실시했다. 혈소판 수혈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망까지도 가능케 되는데, 3월 6일에는 혈소판을 수혈함에도 불구하고 혈소판의 수치가 1만2천/L(정상인 2만∼4만/L)을 나타내 이재호씨와 부인은 불안함에 밤을 지새야했다. 5월 9일, 이재호씨는 승호에게 들어가는 병원비(한달에 약600∼700만원 정도)를 감당하지 못해 전세 2천5백만원에 살던 집을 지금의 월셋집으로 옮겼다. 한편 작년 9월부터 폐암 말기를 선고받은 승호의 할아버지 이무희씨가 5월 30일 한달 남짓밖에 살 수 없다는 의사에 진단에 이재호씨는 그 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한꺼번에 쏟고야 말았다.

백혈병 중 승호의 경우에는 유아의 특성상 골수이식을 하면 70%정도의 완치율을 보일 수 있으나 혈액형이 우리 나라 전체 인구의 10%밖에 안되는 AB형이기에 적합한 골수를 찾는 것이 어렵고 이식을 실시할 경우에도 의료보험 혜택이 거의 안돼 1억원에 가까운 수술비가 필요하다.

이런 사연이 전해지자 지역 곳곳에서 승호를 살리기 위한 움직임들이 일어났다.

먼저 군문초교 어머니들과 학생들이 발벗고 나섰고, 이어 각 학교 교사들로 구성된 풍물패 '새미'와 소리얼 국악원 등이 병원비 모금을 위해 공연을 벌였다. 공연 중 승호의 같은 반 친구들이 승호의 쾌유를 위해 합창을 했고 '승호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우린 항상 너와 함께 있어'라고 말해 주위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기도 했다. 또한, 쌍용자동차노조는 2천여만원의 성금을 모아 이재호씨에게 전달했으며, 6월중 일일호프를 열어 수익금의 일부를 다시 한번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평택경찰서는 민원실장 배철규 경사를 중심으로 AB형 혈액형을 가진 10여명의 경찰들이 승호를 위해 돌아가며 혈소판수혈을 해주고 있다.

'너무 힘들어서 그냥 무너지고 싶었다. 그때마다 주위 분들의 도움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다. 모두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하는 이씨에게는 앞으로 승호를 살리기 위해 헤쳐나가야 할 더 멀고도 험난한 길이 놓여져 있다. 지금껏 수술비에만 약3천만원을 들였지만 앞으로는 1억여원에 가까운 비용이 있어야 하는 등 더 많은 눈물과 고통이 뒤따라야 한다.

'승호를 위해 부디 작은 정성이라도 도와 달라'고 말하는 이재호씨의 힘겨운 절규가 부디 승호의 환한 웃음으로 되돌아오기를 기대해본다.

(후원 및 협조 019-312-1859, 618-1859, 080-062866-02-101 한빛은행 이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