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복지회관 꼭 사창가에 다시 지어야 하는가!

<기고> 장석근 (평택시의회 의원)

2001-03-20     평택시민신문
2000년도를 마감하는 지난해 12월 평택시 의회에서는 2001년도 예산안 심의에 있어 장애인 복지회관 건립 문제가 가장 큰 이슈가 되었다.

평택시에서는 장애인들의 복지사업에 원활을 기하고 그동안 장애인들의 숙원이었던 장애인 전용 목욕탕을 짓기 위하여 6억여원의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였다. 예산에 대한 심의는 의원 전원이 행정부의 예산안에 대한 장애인 복지회관 건립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예산안에 동의하였다. 그러나 복지회관 건축 장소에 대하여는 행정부와 의원들간 양측 주장이 팽팽하였다.

그 내용인 즉 행정부에서는 이미 설계를 지금 있는 사창가 장소에 맞도록 했으니 현 건물을 헐고 그 자리에 다시 짓는다는 것이었다. 또 일부 장애인들이 지금 있는 곳은 주변환경이 좋지 않아도 교통 등이 편리하고 마땅이 다른 장소도 없기 때문에 현재의 위치를 선호해 지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를 비롯한 의원들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첫째, 평택에서 처음으로 짓는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회관이 사창가 안에 있어야 되느냐는 것이다. 현재 장애인의 85% 이상이 각종 산업재해와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후천적 장애인으로 그 수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 장애 시민은 어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동, 학생, 부녀 등이 함께 이용해야 할 장애인 복지 회관(목욕탕)을 잔국적으로도 유명하다는 사창가 중심부에 짓는다는 것은 평택시민 모두를 부끄럽게 할 것이다. 따라서 평택시 의회에서는 현재의 위치는 주변 환경이 너무 좋지 않고 부지 면적도 좁을 뿐 아니라 설계 자체도 목욕탕만 겨우 있는 시설이 아니라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더 보완하여 예산을 다시 심의하기로 하였다.

이렇게 행정부와 의회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일부 장애인들이 "의회의원들이 장애인 복지 회관 건립 예산을 삭감했다"며 의회에 항의성 방문을 하는 등 헤프닝이 있었다. 결국 의회에서는 장애인들의 불안감을 덜어 주기 위하여 예산은 세우되 장소는 의회와 사전에 충분히 의논하여 건축하는 조건으로 협의되었다. 그러나 지난 2001년 2월 시행 정부의 업무 보고에서 관계국장은 3월에 현재의 장소에 건축 행위를 하겠다고 보고하였다.

의회에서는 당연히 관계 국장에게 예산 심의시 행위를 하기 전에 장소 문제에 대하여 의회와 충분히 의논한 다음에 하기로 약속하였으나 지난 두 달 동안 단 한번의 의논도 하지 않는 행정부가 의회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하려 하는데 대하여 강력히 항의했고 국장은 다시 의회와 의논하여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지난 3월 13일 의회 간담회에서는 "위치를 변경하여 시행되는 방안이 불가능할 경우 본 사업 시행을 유보하고 중장기 계획으로 전환"하겠다는 관계국장의 보고가 있자 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행정부안대로 되지 않으면 사업을 안 하겠다는 것이냐"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보다 좋은 부지에 제대로 된 장애인 복지 회관이 건립되도록 하라며 집행부를 성토하였고 의원들은 시의회의 이름으로 대안을 마련하여 집행부에 올바른 장애인 복지 회관 건립을 촉구하기로 하였다.

나는 굳이 현재의 장소에 장애인 복지회관을 지으려고 하는 시행정부의 진의를 모르겠다. 당초에는 비어 있는 사무실이 없어 정말로 어쩔 수가 없어 그곳을 장애인 사무실로 쓰도록 했다고 하자 그렇더라도 이제 6억여원이라는 많은 돈을 들여 새로 짓는 장애인 복지회관 아니 복지회관이 아니라 장애인 목욕탕만 짓는 것이라 하더라도 그곳에다 짓겠다는 발상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장애인 시설은 학생들의 자원봉사가 절실히 필요한 곳이다. 어느 부모가 사창가 중심부에 가서 봉사 활동하라고 하겠는가? 그곳은 이미 미성년자는 출입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는 곳이다.

이제 우리는 장애인 문제를 장애인들만의 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장애인 문제는 전 시민이 나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전체 시민의 복지 차원에서 해결되어야 된다고 생각하며 우리 시에서 또 다른 장애인 복지회관을 짓는다는 것은 최소한 10년 내에는 어렵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 기회에 모든 장애인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그리고 다른 시민들과도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또한 현재의 장애인들과 미래 발생될 장애인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세우고 실행할 수 있도록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공청회 등을 통하여 올바른 장애인 복지회관을 건립하여 우리시의 복지 정책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을 행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