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조 “언제까지 희망고문 당하며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등 쌍용차 해고자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
“쌍용차 측과 대화하는 동시에 1인 시위 등 투쟁 이어나갈 것”
김득중 지부장, 28일부터 4번째 단식투쟁 돌입 예정
2009년 쌍용자동차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3198일을 맞이한 지난 2월 21일, 금속노조 쌍용자치부와 쌍용차범국민대책위는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고자 복직을 위해 사측과 대화하는 동시에 투쟁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동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을 기억하기 위한 ‘묵념’으로 시작한 기자회견은 금속노조 정혜원 부위원장,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지몽 스님, 비전동 성당 최재철 신부,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 등이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이들은 2015년 노노사 합의대로 해고자들의 전원 복직을 촉구했다.
쌍용차 사태 이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기업노조, 회사 등이 2015년 서명한 합의문에는 구조 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해고자와 희망퇴직자를 2017년 상반기까지 전원 복직을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2017년 하반기까지 해고자 167명 중 37명만이 복직됐고 나머지 130명은 여전히 해고자 신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1인 시위, 조합원 결의대회, 인도 원정 투쟁 등을 진행해 왔다. 인도 원정에서 쌍용차의 모기업인 마힌드라 그룹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최종식 쌍용차 사장으로부터 문제해결을 위한 면담을 하자는 제안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와 2월 8일 최 사장과의 면담 및 2월 20일 실무자 회의를 진행했다.
기자회견에서 김득중 쌍용차지부 지부장은 “쌍용차 사태 이후 9년 동안 사측의 태도는 신뢰를 주지 못했다”면서 “노조에서는 진정성을 갖고 쌍용차 측과 대화에 임하겠지만, 동시에 투쟁을 함께할 수밖에 없다”며 대화와 투쟁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을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따르면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1인 시위, 복직선언운동, 촛불문화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김득중 지부장은 “쌍차범대위 관계자 등 해고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전국 300여 개 영업소 앞에서 투쟁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영업소 앞 투쟁은) 안 된다고 이야기했지만, 해고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말려야 할 이유도 없고, 생각도 없다”고 사측을 압박했다.
한편, 기자회견에서 쌍용차 해고자 김선동 씨는 문제해결을 위한 사측의 적극적인 노력과 시민 사회의 동참을 요구했다. 그는 “언제까지 희망고문을 당하며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쌍용차 경영진들이 하루 속히 결단해서 같이 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살고자하는 희망을 가져보고자 하는데, 모든 시민들이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측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득중 지부장이 28일부터 4번째 단식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단식을 결정한 이유로는 “서른 번째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며 “정리해고 10년 싸움의 책임자로 자신의 뼈와 살을 태워 상용차 해고자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끌어내겠다고 결심”한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