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동 맛집 송탄 닭발·치킨
가정에서 먹는 재료와 맛 그대로
매운 내 나는 주인장 입담과 매운 맛 닭발
모든 메뉴에 조미료는 쓰지 않아
매운맛은 청양고추로, 단맛은 과일로
매운 떡볶이, 매운 라면, 매운 짬뽕 등 최근의 한국 식당가는 매운 맛을 빼고는 돌아가지 않는 것처럼 매운맛에 빠져있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입맛이 매운 맛에 길들여져 있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매운 음식 먹는 것으로 푸는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캡사이신으로 매운 맛을 내는 음식점이 늘고 있다. 여성회관 바로 앞에 위치한 ‘송탄닭발치킨’은 오로지 청양고추로만 매운 맛을 낸다고 한다.
‘송탄닭발치킨’의 추현애 사장은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가 닭발이라고 전했다. 매운 맛은 청양고추를 말려 만든 고춧가루로, 단 맛은 배, 사과, 키위, 파인애플 등의 제철 과일로 내는 닭발은 단골손님들에게 인기이다. 단골손님들은 닭발을 어떤 재료로 만드는지 알기 때문에 더 인기라는 것이다.
모든 메뉴에는 미원 등의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는다. 닭볶음탕도 역시 조미료를 쓰지 않는다. 미원으로 맛을 내면 매운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느끼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깔끔한 맛을 내면서도 쉽고 빠르게 조리해내는 능수능란함 덕분에 음식을 다 먹고 나서도 입 안에서는 텁텁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보통 조미료를 많이 사용하는 닭볶음탕은 라면 맛이 나기도 하는데 요즘은 오히려 그 맛에 익숙해져 일부러 찾아 먹는 사람들도 있더라며 추 사장은 웃었다.
닭볶음탕의 매력은 고기 자체에도 있다. 어떤 음식이든 닭으로 만든 메뉴라면 으레 있는 닭다리에 대한 욕심은 부드러운 고기를 맛보기 위해서이지만 추 사장의 닭볶음탕에서는 의미 없는 욕심이다. 그만큼 모든 부위가 부드럽게 씹힌다.
밑반찬들도 눈여겨볼만 하다. 고구마 묵, 나물무침, 젓갈, 김치 등은 모두 추 사장이 직접 만든 반찬이다. 맛의 비결을 물으니 가정집에서 하는 방법을 그대로 가져다 쓴다고 말하는 추 사장의 대답에서 요행 없는 올곧음이 느껴진다.
음식점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의 메인 메뉴는 대부분 닭이 주재료이다. 최근 A.I 발생으로 닭은 물론 닭발 가격이 많이 올라 음식을 만들어서 파는 것이 거의 본전에 가깝다는 추 사장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갑자기 메뉴의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 그저 빨리 닭 값이 안정되기만을 바란다고 전했다.
일반 치킨집처럼 송탄닭발치킨에서 단골 손님들이 주문하는 치킨은 옛날 치킨의 맛과 모양 그대로이다. 배달은 하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 먹고 싶을 때에는 옛날 아버지들이 그랬던 것처럼 퇴근길에 직접 방문해 들고 가야 한다.
스무 가지가 넘는 메뉴를 모두 직접 조리하는 추 사장은 20년 넘게 음식점을 해 온 베테랑이다. 혼자서 식당의 규모를 점차 늘릴 수 있었던 비법은 역시 가정에서 상을 차리듯 메뉴 하나하나에 담은 노력 덕분일 것이다.
송탄닭발치킨의 영업시간은 오후 네 시부터 새벽 한 시까지이다.
■뼈있는 닭발 12,000원, 닭볶음탕 20,000원, 치킨 15,000원, 돼지껍데기 10,000원, 제육볶음 20,000원
■경기도 평택시 서정동 1108-3, 031-616-4161
■영업시간 : 오후 4시 ~ 새벽 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