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잦은 미세먼지 주원인은 중국발 스모그

19일, 비전동 미세먼지 최대 225㎍/㎥까지 치솟아

2017-01-25     문영일 기자

WHO, 2013년 미세먼지 1군 발암물질 지정
미세먼지 10㎍/㎥ 늘 때마다 ‘뇌졸중’위험 5% 증가

새벽 한 때 미세먼지 수치가 최대 225㎛/㎡까지 치솟은 19일 AK플라자 평택점에서 바라본 평택 시내 모습

 

북서풍을 타고 중국 동북부 지역으로부터 유입되는 미세먼지와 대기 정체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결합해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단계를 기록한 19일 평택시청 옥상에 설치된 비전동 측정소에서는 안개까지 겹친 새벽 시간대에 최대 225㎍/㎥까지 측정되기도 했다.

안중읍 사무소 옥상에서 측정된 미세먼지 수치도 최대 160㎍/㎥을 기록해 ‘매우나쁨’ 단계를 보였다. 이밖에도 포승읍 만호리 한국산업단지공단 평택지사 옥상에 설치된 측정기에서도 매우나쁨 단계에 근접한 144㎍/㎥이 측정되기도 했다.

미세먼지(PM, Particulate Matter)란 입자 크기가 매우 작은 먼지로, 지름이 10㎛보다 작은 미세먼지(PM10)와 2.5㎛보다 작은 초미세먼지(PM2.5)로 분류한다. 비유하면, PM10은 꽃가루, 곰팡이 크기이고, PM2.5는 연소입자, 유기화합물 크기이다.

이처럼 미세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아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체내에 침투하며, 혈관을 따라 이동하면서 기도, 폐, 심혈관, 뇌 등 여러 기관에 염증반응을 일으켜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현재 환경부가 정한 미세먼지 예보 기준에 따르면 81~150㎍/㎥일 경우 ‘나쁨’ 단계, 151㎍/㎥ 이상부터 ‘매우나쁨’, 매우나쁨 상태가 22시간 이상 지속할 경우 ‘주의보’, 300㎍/㎥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 ‘경보’를 발령한다.

하지만 환경부가 정한 기준이 국제기준보다 지나치게 느슨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내기준으로 나쁨 단계가 되려면 미세먼지는 ㎥당 80㎍, 초미세먼지는 50㎍이 넘어야 하지만 국제기준은 50㎍과 25㎍로 더 엄격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환경 전문가들은 국제기준을 적용하면 현재보다 ‘나쁨’ 일수가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이처럼 인체에 유해한 미세먼지로 인해 최근 평택을 포함한 전국의 대기가 몸살을 앓고 있는 원인은 중국발 스모그에서 비롯된 미세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유입된 상황에서 대기까지 정체 돼 한반도 상공에 머물러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초미세먼지까지 다량으로 유입돼 19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경기지역도 나쁨 단계를 나타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지난해 11월 30일 내놓은 ‘최근 미세먼지 농도 현황에 대한 다각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계절풍인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 전역에 상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국 내에서도 가장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하고 있는 허베이성, 산둥성, 쟝수성이 중국 동북부 연안에 위치해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 이하(머리카락 지름 50~70㎛)로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다. 따라서 호흡기를 통해 폐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따라 체내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다.

미세 먼지는 뇌졸중을 유발할 위험도 있다. 최근 미세먼지가 심장에 영향을 미쳐 피떡을 생성시키고, 이것이 뇌졸중 유발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해 12월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심장 이상으로 생긴 피떡이 뇌혈관을 막는 '심장탓 뇌졸중' 위험이 5%씩 높아진다는 사실을 연구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은 대기오염 물질이 심박 수나 부정맥 등 심혈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미세먼지는 폐도 공격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인한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한다. 기도에 염증을 유발해 천식을 악화시키거나 폐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고, 심한 경우 천식 발작이 생길 위험도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차량을 이용할 경우 실내순환모드를 가동해 외부 공기를 차단해야 한다.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KF80, KF94, KF99)를 이용한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과 발, 얼굴을 깨끗이 씻어야 하며, 물을 충분히 마셔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