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승읍 맛집 ‘참도토리묵밥집’
취향 따라 골라먹는 도토리묵밥과 한약재를 첨가한 수육
함께 먹으면 더 맛있는 음식이 있다. 삼겹살과 된장찌개, 돼지갈비와 냉면, 보쌈과 막국수 등의 조합은 누가 정해주지 않았지만 세트처럼 함께 찾게 되는 음식들이다. 포승읍 원정리에는 수육과 도토리묵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조합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식당이 있다.
나현규(49) 사장의 ‘참도토리묵밥집’의 메뉴는 다양한 묵밥과 묵수육, 묵무침이 전부이다.
흔히들 여름철 별미라고 생각하는 묵밥은 온도가 영하 10도 안팎인 요즘에도 인기가 많은데 국물이 따뜻한 온묵밥은 말할 것도 없으며 얼음이 동동 떠있는 냉묵밥도 해장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냉묵밥은 숙취가 심해 속이 부대낄 때 따뜻한 국물보다 오히려 속이 잘 풀린다며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사골 육수에 도토리묵과 밥이 들어간 사골묵밥은 따뜻한 사골 국물을 써서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나 사장은 처음에는 한우만 우려냈으나 아무리 끓여도 뽀얀 국물이 나지 않아 육우와 한우를 함께 우려낸다고 말했다.
가공된 도토리 가루를 사다 이틀에 한 번씩 직접 도토리묵을 쑨다는 나 사장은 보통 한 번에 150인분을 쑤고 묵밥이 인기인 여름에는 매일 250~300인분을 쑨다. 직접 쑨 도토리묵은 탄력 있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지만 3일이 지나면 단단해지면서 뻣뻣해지기 때문에 3일을 넘기지 않는다고 한다.
수육의 재료가 되는 돼지고기는 유럽산 돼지고기를 사용한다. 얼핏 보기에는 수육보다는 족발에 가까워 보이는 ‘참도토리묵밥집’의 수육은 몸에 좋은 한약재를 두세 가지 넣어 먹음직스럽게 색을 내고 돼지 잡내를 잡았다. 특히 고기는 삶기 전에 뻣뻣한 부분은 다 제거하고 부드러운 부분만 골라서 삶기 때문에 퍽퍽할 것 같은 부분도 막상 먹어보면 식감이 부드럽다.
넓은 접시에 수육과 돼지껍데기, 도토리묵이 함께 나오는 ‘묵수육’은 참신한 조합으로 손님들에게 인기이다.
“저도 수육이랑 묵이 잘 어울릴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근데 같이 먹어보니까 잘 어울리더라고요.”
얇게 썬 도토리묵 위에 수육 한 점과 무김치를 얹어 먹으면 고소하고 쫄깃한 도토리묵과 부드러운 살코기를 무김치가 짭짤하게 간을 해주어 조화로운 맛을 맛볼 수 있다.
모든 음식을 직접 요리하는 나 사장은 손님이 많은 여름철에는 새벽 6시부터 나와 묵을 쑤고 준비한다. 삶는 데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 걸리는 수육도 일찍부터 준비해두지 않으면 바쁜 점심시간을 버틸 수 없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수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대에 잠깐 양식 조리사 일을 했다는 나 사장은 호텔에서 조리했던 경험을 살려 식당을 경영할 때도 음식과 식당 청결에 많은 신경을 쏟는다고 한다.
■도토리 냉묵밥/온묵밥/사골묵밥/사골수제비 6,000원, 도토리 묵수육 (小) 22,000원, (中) 29,000원, (大) 36,000원
■평택시 포승읍 원정리 443-14 <참도토리묵밥집>
■예약 683-5173, 영업시간 오전10시~오후9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