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과 호흡하는 종합문화공간-군산근대역사박물관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살아있는 박물관 지향해야”

2016-08-10     문영일 기자

<편집자 주> 평택시가 평택박물관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 시민공청회를 개최하였다. 공청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박물관의 방향과 구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평택시민신문>은 시민들의 숙원사업이자 평택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박물관 건립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돕고자 서울시역사박물관, 군산근대역사박물관 등 해당지역 주민은 물론 여행객들에게도 사랑받는 6개 박물관을 방문해 전시관 구성과 운영방안에 대해 기획취재를 진행하여 7회에 걸쳐 연재 한다.

<글 싣는 순서>
①원주 고판화박물관
②군산근대역사박물관
③서울시역사박물관
④음성 철박물관
⑤지붕 없는 박물관 영월군
⑥수원박물관
⑦시민에게 외면 받는 박물관, 무엇이 문제인가?

 

박물관이 원도심을 되살리는 지역 중심지 역할 담당
시민이 자원봉사로 함께 만들어가는 박물관 지향
지역사를 새롭게 재조명하며 폭넓은 역사적 공감대 형성 필요

군산시 장미동에 위치하고 있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일제강점기 아픈 상처를 오롯이 품고 있는 개항장을 중심으로 군산시의 근대문화와 해양문화를 담아낸 지역박물관이다. 지난 2002년 비안도 해저유물이 발굴되면서 박물관의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해 2004년 박물관 타당성 용역을 실시하였으며 2011년 9월 30일에 개관하였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2015년 관람객 수가 81만5337명에 달할 정도로 군산시민은 물론 군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종합문화공간으로 대한민국 5대 우수박물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박물관 1층에는 옛 해양물류의 중심지였던 군산의 전성기 시절과 근현대 모습들로 꾸며져 있으며 부모와 함께 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공간도 구비되어 있다.
2층은 여러 기증자들이 기증한 개항 과정 및 일제강점 시절 역사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는 기증자전시실이 갖춰져 있어 역사자료의 현실감을 높여주고 있다.

3층에는 근대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재현해 놓은 근대생활관과 분기마다 다양한 테마를 선정해 전시하는 기획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근대생활관의 경우 관람객들이 옛 정취에 흠뻑 취할 만큼 현실감 있게 꾸며져 있어 다녀가는 이들의 얼굴에 절로 미소가 피어오르게 했다. 기획전시실은 광복 71주년을 맞아 2016년 네 번째 기획전으로 울릉군 독도박물관 공동기획전 ‘근대도시 군사, 독도와 함께하다’를 전시하고 있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기획전시실을 통한 공동기획전과 좋은 유물을 대여해 전시하기로 유명하다.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의 재방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게을리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한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의 강점으로 인근에 잘 보존돼 전시 및 공연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근대건축물들을 꼽을 수 있다. (구)군산세관본관과 (구)미즈상사, (구)일본18은행군산지점, (구)조선은행군산지점, 장미갤러리 등이 대표적인 예로 관람객들은 일제강점기의 아픔과 그 아픔을 당당히 딛고 일어선 모습을 통해 자긍심과 희망을 일깨워 주고 있다.
다음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전시기획 및 교육프로그램 담당 손지은 학예사와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정체되지 않고 살아 있는 박물관 지향
군산시는 일제강점기 아픈 상흔이 남아 있는 개항장 인근의 근대건축물을 활용, 근대문화도시조성사업을 펼쳤다. 박물관 주변지역은 근대와 현대가 만나는 ‘시간여행의 장소’로 탈바꿈됐으며, 이 사업의 중심에 위치한 박물관은 매분기 ‘지역의 역사와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여, 정체되지 않고 살아 있는 박물관을 지향하고 있다. 질적·양적 성장을 이뤄냄에 따라 관람객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으며, 시민과 자원봉사자가 참여하는 박물관 공연문화는 특화된 박물관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민을 문화적으로 살찌우는 소중한 역할 담당해야
현대인들에게 인문학과 문화향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 시점에 박물관의 역할은 중요하다. 지역박물관 역시 지역민을 문화적으로 살찌울 수 있는 소중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전시와 체험을 강화해 외지인들을 불러들이고, 시민들의 자랑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원도심을 되살리는 중심지 역할을 탄탄히 해가며, 박물관이 지역문화 인프라로 활용되어 함께 상생하는 길을 열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박물관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박물관을 지향하고 있다. 유물 수집면에서도 시민들의 기증 비율이 높은 편이다. 그리고 단순한 기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증유물을 활용한 지역사 중심의 전시를 매분기 선보이고 있다. 또한 박물관에 기증된 유물을 분석·정리·연구하여 역사적 사실을 바르게 알리는 중심센터의 역할을 감당하고, 근대사 자료관으로 자리매김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인 에코뮤지엄 꿈꿔
현재 박물관에서는 자원봉사자들과 시민이 모인 다양한 동아리가 매주 주말 공연을 갖고 있다. 그야말로 박물관은 시민들이 함께하는 공간인 것. 군산은 근대역사박물관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자료를 확보한 근대사 박물관이 되고자 지금도 역사 연구와 자료 수집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앞으로 도시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인 에코뮤지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역 문화자원 활용한 콘텐츠 개발이 핵심
박물관이 관람객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기 위한 가장 큰 비결은 지역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에 있다. 참신한 소재의 기획전시로 지역사를 새롭게 재조명하고 역사적 공감대를 폭넓게 형성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와 현재의 만남’,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와 같은 운영 콘셉트, 메시지 설정이 분명해야하며, 박물관 시설 확충과 더불어 지역문화와 밀접한 운영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