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바탕한 동반자 관계 중요…통일 대비 한반도 식량 공급처 가능성 있어

평택농업희망포럼과 몽골 녹색농업기술원 교류 배경, 과정과 전망

2016-07-13     평택시민신문

평택과 몽골 지속적 농업 교류 방안 모색 위한 사전 조사 차원 현지 방문

몽골국립생명과학대학 작물연구소 방문 후 기념촬영
신용조

평택농업희망포럼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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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조

평택농업희망포럼

운영위원장

몽골에 있는 녹색농업기술원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작년 추수 막바지라 아직 경황이 없을 때였다. 우연히 평택의 한·몽포럼을 통해 몽골에서 한국 채소 재배를 통한 식생활개선과 음식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혜식 원장을 소개받아 [동북아시대를 열어가는 한·몽 관계] 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게 되었다.

우리나라보다 7.5배나 되는 광활한 영토에 고작 300여 만명이 살고 있는 자원부국. 해발 1400m 위의 수도 울란바토르에만 170만명이 모여 살고 있다.

그러나 북동쪽 해발 700~800m의 곡창지대를 제외하면, 척박한 토양과 기후환경으로 농업은 어렵다. 넓은 초지가 형성된 것도 30cm 아래 땅속조차 돌과 영양분 없는 토양이라 나무가 자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넓은 초지를 이용한 목축이 발달하여 식생활도 육류 위주로 해 왔지만 최근에는 한류문화 확산, 경제성장으로 채소류 소비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경작 가능일수가 일 년에 100일 정도 밖에 안 돼 한국의 식물재배기술과 비닐하우스 농법 보급이 몇 군데 지자체의 교류협력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혜식 원장은 23년간 몽골에 살면서 한국채소 적응재배와 전파를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몽골 농업에 한국의 지자체의 지원, 교류를 연결하기도 했지만 시행착오가 많은 것에 대해 안타까움도 많았다고 했다.

특히 정부차원의 지원으로 광활한 농지를 장기 임차한 경우도 있었으나 현지 농지법과 기후환경, 물문제 등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실적을 위한 농지 확보에 초점을 두었다가 농사를 짓지 못해 계약이 파기되고 불신만 초래하는 등 실적을 위한 이벤트에 그친 좋지 않은 사례들이 많았다.

이번 견학은 그동안의 단발성 사업을 넘어 현지 실정을 이해하고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교류, 협력방안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는 첫 걸음으로, 사전조사 차원으로 기획하고 진행하게 되었다. 몽골에 대해 사전 정보가 없었기에 프로그램은 전적으로 몽골의 녹색농업기술원 이혜식 원장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시기를 7월초로 정한 것은 방학시기에 포럼 내에 농업을 전공하는 교수님들이나 관련 업종 또는 음식에 관심 있는 이사님들이 함께 참여하여 다양하고 풍부하게 몽골을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해서였는데 아쉽게도 많은 분들이 함께 하지는 못했다.
평택농업포럼이 실질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객관적 현실 인식과 이해를 통해 낭비적인 교류방식은 지양하고, 중요하고 필요한 일들을 판단하고 보급하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다.

도로사정이 나빠 광활한 농업지역을 둘러보는데 이동시간이 너무 길어 힘들었고, 수확이나 가공, 저장, 유통과정을 확인하지도 못했다. 선진농업기술을 배우는 입장이 아니고 농업기반이 취약하여 견학할 것이 많지 않은 것도 한계였다. 순수한 민간차원의 견학이었기에 방문협조 조건도 복병이었다.  이동 중에 점심을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 아침을 해 먹고 주먹밥을 만들어 점심으로 준비했다. 그래도 낯선 초원 들판에서 먹는 주먹밥을 맛나게 즐길 만큼 훌륭한 적응력을 발휘하고, 각자의 역할을 해내는 모습에 팀원들 서로가 감탄을 하고 있었다.
동행한 여성분들이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는 분들이라 특히 한·몽 음식교류를 위해 김치, 김밥, 호박, 감자, 고구마전 만들기에 음식 솜씨가 부족할 것으로 생각한 나의 걱정을 완전히 일소하고 깔끔한 솜씨를 뽐낸 여성 참가자들에게 감사드린다.

이번 견학을 다녀오면서 열악한 조건을 훌륭히 이겨낸 참가자들의 성취감도 컸을 것이다. 아울러 이혜식원장의 무모하리 만큼 열정적인 도전정신에도 경의를 표하고 싶다. 또한 그간 몽골에서 고생한 것에 머무르지 않고 바이칼 농업지역에서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꿈을 밝혔을 때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의 두려움 속으로 거리낌 없이 전진해 나가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몽골의 지정학적 조건이 중국과 러시아 사이의 내륙에 위치하고, 바다가 없어 물자 운송이 어렵고, 경제를 활성화하기에는 인구가 너무 적은 점, 최근 세계 경제침체로 자원수출이 줄어든 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외정책이 변화무쌍하여 외국의 투자를 위축시키고 불신을 가져온 점 등이 최근 몽골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켰고 최근 총선에서 집권당이 참패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과는 문화나 정서적 교감이 높아 서로 상생 발전 할 수 있는 조건을 양국이 갖추고 있다. 최근 몽골에 신축한 한국 대사관의 규모가 이를 반영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한국대사관에서 대사와 간담회를 하면서 꽃이 귀한 몽골에서 ‘평택꽃 봄나들이 축제’하면서 식재되는 튤립 구근을 재활용하여 ‘몽골의 강남땅’에 위치한 항일 열사 이태준 묘역에 단장한다면 큰 비용과 노력 없이 평택시의 위상도 높이는 의외의 훌륭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앞으로 몽골과의 관계는 좋은 교감을 바탕으로 착실히 신뢰를 쌓아서 동반자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지금은 우리가 기술과 자재 지원으로 기반을 구축하는데 도움을 주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광물과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해발 700미터 이상의 청정한 조건에서 생산되는 자급도 100%의 밀, 감자 등 우리나라에 필요한 식량을 적응시험 재배하여 공급하는 한반도의 식량기지로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통일을 대비한 식량공급은 한반도 내에서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대륙철도 연결망이 철길을 따라 수송하는 것은 사람과 석탄, 농산물만이 아니다. 평화와 안정 속에서 공존과 번영을 함께 실어 나르게 될 것이다. 작지만 소중한 교류의 물꼬를 터 나가는 것은 이런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과정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