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을 사회적 경제로 디자인하자!

기획연재 ①_오경아 평택오산아이쿱생협 감사

2016-05-25     평택시민신문

<편집자주> 평택시가 사회적 경제 조례 제정을 추진함에 따라 평택협동사회네트워크가 4회에 걸쳐 사회적 경제 조례의 의미와 평택의 현실, 앞으로의 전망과 역할 등에 대한 기획연재를 시작한다. 글 싣는 순서는 ① 평택을 사회적경제로 디자인하자(사회적경제의 의미와 평택의 상황)-오경아 감사(평택오산아이쿱생협), ②사회적경제 조례의 의미와 전망-김양수 센터장(평택자활센터), ③평택의 사회적 기업가가 바라 본 평택의 현실-이용기 대표(솟을사회적기업), ④사회적경제지원센타의 역할과 전망-박정인 운영위원장(평택협동사회네트워크)

오경아

현 평택오산아이쿱생협 감사

현 평택협동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

전 평택오산아이쿱생협 이사장

알프스 산맥을 품고 있는 북유럽의 아름답고 작은 나라 스위스 취리히는 1년중 130일 이상 비가 내리는 도시이다. 취리히의 자전거 출근족 프라이탁 형제는 갑작스러운 비에 가방안의 스케치북이 젖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경험을 하면서 '비에도 젖지 않는 가방'이라는 제품 아이디어를 가지고 ‘프라이탁 가방’을 만든다.

프라이탁 제품은 전세계 22개국 470개 매장에서 해마다 500억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버려진 트럭 방수포를 수거해 빗물저장의 친환경적 방법으로 세탁을 하고, 재활용열을 사용하여 재단을 하며, 그리고 이 회사의 상당수의 고용인은 장애인이다. 본사 건물은 폐컨테이너를 재활용하여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프라이탁은 재활용이 되지 않고 버려지는 물건은 결국 환경오염, 자원낭비 등의 문제를 발생하기 때문에, 재활용을 통해서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들고 희소성과 스토리가 있는 가방을 만들어내고 장애인 고용 등의 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기업이다.

이런 내용을 보고 우리들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회사들과는 다른 그 무엇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프라이탁처럼 단지 이윤추구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기업을 사회적 경제 기업이라고 한다. 즉 사회적 경제 기업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기업의 본래 경제활동인 이윤추구도 하는 기업을 말한다. 사회적 경제 기업은 이렇게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사회가치를 실현하여 지역공동체가 회복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어 모두 함께 잘사는 사회통합을 이루고자 하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회적 경제 조직들을 사람중심의 경제로 이윤의 극대화가 최고의 가치인 시장 경제와 달리, 사람의 가치를 우선시하며,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춘 운영방식과 자본에 따른 수익배분을 제한하는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 조직이라고 한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공정무역, 지역화폐 등의 활동이 사회적 경제 영역에 속한다.

특히나 오늘날 전 세계적 경제위기는 사회적 경제의 출발점이자 전환점이다. 이탈리아의 협동조합은 1970년대 세계경제위기 속에서 조합원 위주의 경제공동체에서 벗어나 국가를 대신해 일자리와 복지를 동시에 제공하는 광범위한 사회적 경제 주체로 변신하였다. 캐나다 퀘벡은 1990년대 지역경제 위기로 고실업, 지역공동화, 지방정부의 재정문제로 인한 사회서비스 제공 어려움에 직면하여 연대협동조합을 탄생시켰다. 사회적 경제는 또한 경제위기 시기 지역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했는데,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에 영국의 사회적기업은 매출액이 증가한 비중이 일반 중소기업보다 두 배 가량 높았다. 이는 사회적경제가 위기에 강하며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업과 빈곤 그리고 복지 문제 등 시장과 정부가 풀 수 없는 문제를 지역차원에서 사회적 경제를 통해 자치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혁신이다. 그동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새로운 방식과 접근으로 풀어내려고 시도하는 것, 그것이 사회적 경제이고 그러기 때문에 사회적 경제 조직은 사회혁신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적 경제조직들을 활성화하는 것은 지역혁신의 관점에서 지역의 특성과 지역에 버려진 자원들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부여하여 사회적 목적을 위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또한 오래된 지역의 현안, 문제들을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민간의 주도성을 회복하고 민간부문의 역량과 기반을 강화하는 데에도 혁신적일 것이다. 즉, 그 지역의 경제문제를 포함하여 다양한 문제를 지역주민들이 주도하여 자율적으로 해결하자는 것이 사회적 경제를 통한 지역개발 모델인 것이다.

서울시 사회적 경제 종합지원 현황을 살펴보면 인건비 중심의 사회적기업 지원 패러다임을 생태계 조성으로 전환하고, 행정 주도에서 시민사회 중심의 민관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첫째 혁신적 사회적기업 발굴, 둘째 성장기 사회적기업 지원, 셋째 체계적인 중간지원시스템 구축, 넷째 공공부문 소비 시장 확대, 다섯째 지역사회 중심의 협력적 생태계 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한, 사회적 경제의 네트워크 허브 기능을 수행할 중간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지역 특수성을 보유한 특화사업을 발굴, 기초단위의 사회적 경제 생태계 구축을 도움으로써 지역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체계적 교육 실시, 경영컨설팅, 제도 지원 및 네트워크 구축 등의 종합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사회의 사회적 경제 상황은 아직 초기 걸음마 수준이기 때문에 사회적 경제 영역이 육성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율성을 훼손하지 않고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방향에서 정부의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

평택시는 이제 ‘평택시 사회적경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조례가 실질적으로 평택시민의 삶에 도움이 되고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장종익 교수의 제안처럼 평택에서 사회적 경제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의 전략적 고민이 필요하다.

‘현 단계 사회적 경제 부문의 가장 큰 과제는 보통 사람들의 협동의 의지를 모으고 이타심을 고양시키는데 필요한 기업가 정신을 지닌 사회적 경제의 핵심주체들을 발굴하고 배출하는 시민사회의 조직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사회적 경제는 시민사회 영역과 긴밀히 결합할 때 발전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사회적 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민간영역과 행정영역의 파트너십에 의한 거버넌스 구축이 지역차원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제안은 현 단계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