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집 지산동 도자기 속 커피

2015-12-02     한아름 기자

1250℃ 불꽃에서 피어난 도자기 속

진한 커피의 여운

차별화된 전통과 현대의 구성진 만남

꿀잼가래떡과 귤차                                                                     

호~ 하얀 입김이 불어지는 겨울, 향긋하고 따뜻한 차 한 잔이 그리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지산동 ‘도자기 속 커피’로 발길을 옮겼다.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보통 카페와 달리 평택농악 이수자인 김정아(49) 대표만의 독특한 국악감성과 직접 구운 도자기, 그윽한 분위기에 진한 커피맛이 더해져 벌써부터 블로그를 통해 이곳저곳에 소개되고 있다.

국악에 평생 몸을 담아온 김 대표는 음악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도자기를 직접 빚고 구우며 삶을 위로한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으로 치유받으려 하지만 음악과 도자기만한 것이 없어요. 이것들은 평생 제 곁에서 저를 치유해주고, 영원히 함께해 줄 거예요.”

이제 곧 지천명을 바라보고 있는 김 대표는 하루에 3~4시간 자면서도 국악수업과 공연을 다녀온 후 일과가 끝나면 새벽까지 도자기를 구우며 날이 새는 줄 모른다고 한다. “공방에 가서 찻잔을 만들면 받침그릇도 만들고 싶고, 그에 어울리는 소품들을 만들다 보면 시간이 금방가요. 그래도 요즘에는 몸 생각해서 5시간으로 수면시간을 늘렸답니다.”
열정이 가득한 김 대표는 1250℃ 뜨거운 불꽃가마에서 구운 칠흑빛 도자기에 진한 향의 커피와 비타민 가득한 귤차, 은은한 대나무잎차를 세심한 손길로 내왔다.

김 대표는 공연과 수업이 없는 날에는 손님들을 위해 직접 다도의 예를 지켜 차를 대접한단다. 또한, 찻잎을 따서 덖는 일까지도 하나하나 그녀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정성이 담겨 있어서인지 대나무잎차는 부드럽게 넘어가 따뜻함이 온 몸에 퍼지는 듯하고, 귤차는 적당히 달달하고 상큼함이 느껴진다. 아울러, 전통떡을 이용한 꿀잼가래떡은 이집의 가장 인기메뉴이다. 꿀에 7가지 견과류를 다져넣어 만든 소스에 오븐에서 갓 구워 나온 뜨끈한 가래떡을 찍어 먹으면 고소함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다들 빼빼로데이만 생각하는데 전통을 살린 가래떡데이 참 재밌고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런 메뉴도 개발하게 되었답니다.”

예술인들이 만나 편하게 이야기하며 쉴 공간이 별로 없어 아쉬웠다는 김 대표는 앞으로 이곳을 통해 좋은 예술인들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향후에는 이곳에서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공연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요즘처럼 급하고 빠른 시대에 많은 분들이 편히 쉬었다가는 그런 안락한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 모두 이웃이 될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아메리카노 3500원, 곡물라떼 4500원, 대나무잎차 5000원, 귤차 5000원, 세트메뉴1(꿀잼가래떡+아메리카노) 8000원
■ 송탄로 370(지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