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에 장당하수처리장 침수…“전형적 인재가 수질오염 자초”

2015-08-12     문영일 기자

고덕신도시 공사차량 진출입로가 서정천 물길 막아 ‘발생’
평소 대비 COD 3배 기준 초과 오염수 5만여 톤 방류 불가피

▲ 지난 2일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장당하수처리장이 긴급복구 후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시간당 62mm의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2일 오후 1시 50분경 장당동에 위치한 장당하수처리장 앞 서정천이 범람하면서 하수처리장이 침수돼 시 추산 20억원의 시설 피해와 진위천 수질 오염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의 발생 원인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고덕신도시 기반공사 도급업체인 A기업이 서정천을 가로질러 설치한 공사차량의 진출입로가 폭우로 불어난 서정천의 물길을 막아 발생했다.
이날 사고가 발생하자 평택시는 상하수도사업소와 송탄출장소, 시 비상근무자 등 300여명을 동원해 양수작업과 침전물 청소작업을 벌였으며 다음날인 3일에는 비상발전기를 확보해 2만5천톤급 처리시설을 정상가동하고 8일부터는 4만 톤급 처리시설에 대한 긴급보수를 완료해 임시가동을 하는 조치를 취했다.
장당하수처리장을 위탁 운영 중인 코오롱워터앤에너지 관계자에 따르면 “4만 톤급 하수처리시설의 기계적인 작동에는 문제가 없지만 하수처리용 미생물이 활성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현재는 평소대비 60% 수준인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26mg/L의 수준으로 하수가 처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진위천의 수질오염과 관련해 시 상하수도사업소 하수운영과 관계자는 일평균 유입되는 하수의 양이 5만5천 톤으로 사고 당일 이후에 2만5천 톤급 처리시설은 정상가동했으며 4만 톤급 처리시설도 8일 임시 가동 전까지 1차 침전과 약품처리의 과정을 거쳐 방류해 수질오염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환우 시의원은 기계가 가동된다고 해서 하수처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생물이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라며 “짧게는 30일에서 90일까지 소요되는 미생물 활성화 기간을 고려해 볼 때 현재 방류되는 처리수의 수질이 농업용수 COD 기준인 8mg/L를 훨씬 밑도는 수준의 오염수가 방류될 것”이라며 “평택시와 장당하수처리장 위탁업체인 코오롱 측이 집중호우가 빈번한 여름철에 하천을 막고 공사차량 진출입로를 만든 LH 측의 과실을 방조하는 등 집중호우 대비를 소홀히 해 이러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고 발생 후 지난 6일 장당하수처리장과 서정천 일대를 둘러보고 LH공사 평택사업소를 방문해 사후조치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가진 이병배 시의원은 “이번 장당하수처리장 침수사고는 고덕신도시 공사현장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평택시와 장마철에 하천 물길을 막고 차량 진출입로를 설치한 LH공사가 자초한 전형적인 인재”라고 질타하고 LH공사가 시설복구와 재발 방지를 위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이 의원은 “침수사고의 책임이 전적으로 LH공사와 도급사인 A기업에 있기 때문에 피해복구 비용을 LH공사 측에서 부담할 수 있도록 의회 차원에서 나설 것”이라며 “시민 불편을 줄이고 진위천과 평택호의 수질 오염도 최소화 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