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동 솔매마을 한일유앤아이
어울리며 즐거운 문화공동체 만들기 ⑬
어느 집 아이인지 ‘서로’ 알고 지내는 정겨운 마을
배려+이해=행복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삶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살까? 72억 4400만 명이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성격과 가치관, 인종과 국가 등이 다양한 만큼 그 이유 또한 다양할 것이다. 이유는 셀 수 없이 많겠지만 본질적으로는 행복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렇다면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 정신분석학자 디어도어 루빈의 ‘행복은 입맞춤과 같다.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어야만 한다’는 명언이 있다.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고, 전해지는 행복만큼 자신들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솔매마을 한일유앤아이 안으로 들어가 그들의 삶을 살펴보자.
2007년 8월에 입주를 시작해 총 132세대가 살고 있는 한일유앤아이는 주변 다른 아파트들에 비해 작은 규모지만 그 안에서 아기자기한 마을을 이루고 있다. “작아서 더 좋아요~ 몇 호에 누가 사는지 거의 다 알 정도에요. 요즘이야 옆집에도 누가 사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옛날 시골에 살 때에는 동네 어느 집에 누가 사는지 다들 알았잖아요. 여기가 딱 그래요. 진짜 마을 같아요.”
나무와 꽃, 풀, 흙…
자연이 주는 선물
작지만 푸르른 작은 숲 안에서
펼치는 따뜻한 이야기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행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다. 세상이 급속도로 변한만큼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한 가운데 자연은 항상 그 자리에서 우리에게 푸르른 선물을 주고 있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단풍나무·소나무 등 푸른 나무로 가득한 작은 숲이 감싸고 있는 놀이터 안에는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크게 울려 퍼진다.
아이들이 ‘까르르’하는 밝은 웃음소리와 함께 땀이 송골송골 맺힌 얼굴에 앙증맞은 표정을 지어보이니 입가에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언니~ 여기 와서 같이 놀아요!” 노란 미끄럼틀을 타며 장난스럽게 말은 건네는 작은 아이가 참 사랑스러워 손을 꼬옥 잡아주었다. 한참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아이들을 향한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우리 주현이 너무 예쁘다~ 얘들아 더운데 조심해.” 이곳 관리직원들은 동네 아이들의 선생님이자 부모님 같은 느낌이 든다. “아이들은 전부 예쁘죠. 한 동네에 사는데 다 내 자식이나 마찬가지에요~” 아이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다 알고 있는 관리직원들은 아이들에게 다정하게 안부를 묻고, 친구처럼 장난을 치며 소소한 행복을 즐긴다.
노인회에 모인 할머니, 할아버지도 이러한 소소한 행복이 참 감사하다고 한다. “우리 마을 깨끗하지? 우리가 수시로 청소도 하고, 풀도 뽑고, 애들 놀다가 다치지 않게 주변 쓰레기도 다 치우지.” 어른들이 솔선수범하면 젊은 사람들과 아이들도 자연스레 따를 것이라는 한 할머니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내신다. “아가씨 여기 앉아 땀 좀 식혀.” 벤치에 앉아 은은하게 전해지는 나무·꽃·풀·흙냄새와 함께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쐬니 복잡함이 조금 사라지는 듯하다. “자연이 최고야. 고민 있을 때 이렇게 한참 있다 보면 위로가 돼.”
조병호 입주자대표위원회 회장(64세)
“앞으로도 이렇게만 지냈으면”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살다보니 정말 이웃들이 모두 가족이 된 것 같은 기분입니다. 물론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에 다툴 때도 있겠지만 서로 소통이 원활하다보니 금방 화해하죠. 서로 배려하고 이해할 때 행복할 수 있다는 게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에요. 요즘 공동주택 문제가 참 많죠? 층간소음으로 살인소동까지 발생하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까운 마음이 커요. ‘나도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때가 있는데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해보자!’이렇게 생각을 바꿔보면 어떨까요? 약간만 생각을 바꾸고, 이기적인 부분을 버린다면 화목하게 지낼 수 있어요. 이웃들이 지금도 충분히 잘해주고 있어 앞으로도 이렇게만 가깝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허주현(평일초2)
“친구들이랑 뛰어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이랑 뛰어놀 때가 제일 좋아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술래잡기, 가위바위보, 얼음땡, 경찰놀이 이런 거 해봤어요? 진짜 너무 재밌어요. 여름이라 땀나고 더워도 즐거워요. 그리고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예뻐해 주시고, 귀여워해주시는 것도 좋아요. 모르는 것 여쭤보면 대답도 친절하게 해주시고, 가끔씩은 재밌는 옛날이야기도 들려주세요. 호랑이가 담배피던 시절에~ 이런 얘기들 있잖아요! 진짜 흥미로워요. 우리 아파트에는 친구들이 많이 살지는 않지만 다들 친해요. 그래서 학교 끝나면 모여서 이렇게 함께 지내요.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약속이라도 한 것 마냥 모이는 게 너무 신기해요. 친구들아 우리 앞으로도 사이좋게 지내자~
이정호 노인회장(80세)
“씩씩하게 운동합시다”
가만히 있으면 병나요. 오히려 나이를 먹을수록 더 움직여야지. 자식들보다 더 자주 보는 이웃 친구들하고 부침개도 부쳐 먹고, 모여앉아 수제비도 떠먹고, 옛날 젊었을 적 얘기도 하고, 10원짜리 화투도 치고… 행복이 뭐 따로 있나? 이런 게 행복 아니겠어요?
가끔은 웃음치료사들이 와서 웃음치료도 해주고, 운동도 함께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게 씩씩하게 운동하는 거죠., 팔, 다리를 더 높게 높게 들고 크게 움직여 봐요. 맑은 공기 마시며 이렇게 지내다보면 더 즐거운 노년생활을 보낼 수 있어요.
다들 운동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