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음식업지부 오세권 지부장
비밀주의가 부른 ‘메르스 공포’영세음식업체에 직격탄
지역 음식업체 매출 50~70% 감소, 시민 일상회복 ‘호소’
정부와 보건당국, 지자체의 메르스 관련 정보 미공개와 늦장 대응으로 시민들의 공포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며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러한 양상은 메르스 진원지인 평택에서만 국한되는 현상은 아니었다. 서울과 경기도, 대전 등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외출을 꺼려하고 회식과 모임을 취소하는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탓에 음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어 지역경제 전반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번 주를 기점으로 평택지역의 메르스 확산 추세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음식업 종사자들의 현실태와 극복 방안에 대해 오세권 평택시음식업지부장에게 들었다.
“젊은층이 주 고객이던 식당들은 매출이 평소대비 50% 정도 감소했고, 중장년층이 주 고객을 이루던 업장은 무려 70%의 매출이 감소하는 등 지역사회 전반에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어요.”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매출 감소세가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게 오 지부장의 설명이다.
“예약되어 있던 행사나 모임은 거의 100% 해지되었다고 보는 게 맞다”는 오 지부장은 회사나 단체의 모임은 물론 개인과 가족단위 식사도 현저히 줄어들고 있고 감소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난 주말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동에서는 음식업체 중 30%를 제외하고 모두 문을 닫았다고 하니 소비심리의 위축 정도가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오 지부장은 외지사람들은 평택에만 가도 메르스에 감염되는 것처럼 기피하고 있다며 “요즘 평택사람과는 악수도 안한다는 소리를 할 정도로 막연한 공포감이 만연해 있다”고 우려 섞인 말을 전했다. 이러한 공포감이 고스란히 영세한 상인들에게 피해로 돌아가고 있다. “자신의 건물에서 영업을 하는 상인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죠. 대부분의 영세 상인들은 장사는 안되는데 꼬박꼬박 나가는 인건비와 월세를 감당할 수 없어 휴업을 선택하거나 폐업을 고려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요.”
오 지부장은 빠른 시간 내에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거나 재난지역에 준하는 지원이 없다면 문을 닫는 업소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허술한 대응을 한 정부나 보건당국 탓만 하고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종사자들이 직접 나섰다. “지부차원에서 청결한 위생과 주기적인 소독을 통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업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지부 회원들에게 남 탓하지 말고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보자고 했습니다.”
오 지부장은 보건당국이나 의학전문가들에 따르면 메르스가 공기 중 감염 가능성이 희박해 실생활에서 건강한 사람들이 감염될 확률이 매우 적은 것으로 안다며 “실제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대부분이 병원 내 감염이다. 지자체나 보건당국이 정확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해서 불필요한 공포감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고 시민들은 지역 경제를 살리는 차원에서 정부 및 보건당국의 안내에 따라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