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농정의 우려와 기대

<평택논단> - 김덕일 <평택농민회 부회장>

2003-03-05     평택시민신문
▲ 김덕일 <평택농민회 부회장>
고령 농업인 대책, 쌀값 대책등 난제 잘 풀어야

논의 없었던 DDA협상 농업부문 양허안 실망

지난 25일 대구 지하철 참사의 충격 속에 참여 정부의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다. 단상에 자리한 전직 대통령의 얼굴이 비쳐 지나가는 것을 보며 우리도 이제 생존해 계신 대통령이 이렇게 많을 정도로 민주주의 역사를 쌓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뒤돌아 볼 사이 없이 숨가쁘게 지나 온 정치적 격변과 경제적 명암이 그 분들의 얼굴 위로 겹쳐 연상되었다.

이제 5년의 임기를 시작하는 참여 정부의 끝이 역대 대통령과 같이 불행으로 끝나지 않기를 온 국민은 기대하고 있으며 또 한편으론 내가 처한 위치에서 정직과 근면함이 온전히 대접받기를 열렬히 갈망하고 있다.

이러한 전 국민의 기대 속에 한구석에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하는 노심초사 애를 태우는 사람들이 있으니 다름 아닌 지난 반만년 민족의 역사를 이끌어 오고 반세기 국민의 주린 배를 책임져 온 농민들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식 전 지방순회 국정토론회를 통하여 농업정책 방향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피력했으며 이를 보고 들은 농민들이 대통령의 확실한 입장 표명과 소신에 한편의 기대감속에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대감의 첫째는 대통령의 농업에 대한 관심일 것이다. 대선기간에 도 밝혔듯이 농업예산을 총예산의 10% 로 높이고 농업 예산 중에서 20%는 직접지불의 예산으로 책정할 것이며 농업인의 부채의 심각성에 대해 1.5%로 정책자금 금리를 낮추는 등 큰 틀에서 농업의 비중을 높여 내고 농업인의 어려움을 해결 할 것이란 것과 개방의 대세를 이야기 하면서도 우선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약속과 자신에 찬 발언이었다.

둘째는 “ 농업, 농촌문제는 쌀을 중심에 두고 대책을 세워 나가겠다” 는 강조와 더불어 인수위에서 밝혔듯이 대북 쌀 지원을 매년 300만석 씩 하는 것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2004년 쌀 재협상을 두고 식량 자급의 중요성과 수급의 목표를 통일에 대비하겠다는 것으로 이전의 정부 농정목표에서 는 찾아 볼 수 없는 구체적 정책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불안감을 감출 수 없으니 그 첫째는 “ 경쟁력있는 농업인은 지원하되 마지 못해 사는 농업인, 고령농업인 등 경쟁력이 떨어지는 농업인 문제는 복지로 풀겠다.”고 밝힌 점이다. 무엇을 경쟁력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인가? 그 경쟁력의 기준에 나는 탈락되어 농업을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인가? 지금 현재 농촌의 연령 구조상 그것이 가능하기나 한가? 일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농업인을 제외한 대다수 농업인은 지금 혼란에 빠져 있다.

둘째는 최근 DDA협상과정에서 농업 부분 양허안에 대한 우려이다. 분명 참여정부의 책임자와 조율의 과정을 통해 마련했을 텐데 어떻게 대선시기 발언과는 다르게 농민들과 합의나 논의 과정 없이 그리고 그에 대한 대책도 없이 일방적으로 제출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실망감이다.

이제 첫발을 내딛는 참여 정부는 농민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고 기대감이 증폭될 수 있도록 현실에 맞는 정책을 마련하고 국민 모두의 소망을 소중히 모아 5년간 확고한 식량주권 확보의 기틀을 마련하길 기대해 본다.

<평택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