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상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2015-03-18     한아름 기자

“교육은 멀리보고, 함께하는 것”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과 고교평준화에 대한 지역사회의 높은 관심 가운데 지난 3일 평택교육지원청에 박주상 교육장이 새로 부임했다. 박 교육장은 경기도교육청 교육역량혁신과장·교원인사과장, 양평교육지원청 교수학습지원과장 등을 거친 교육행정 전문가다. 교직생활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학생들에게 평화의 가치를 알리는 교육을 제공하고 싶다는 박 교육장의 교육 열정을 들어봤다.

신뢰를 얻지 못한 교육은
참된 교육이 아니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잡는 방법 알려주는 것이 중요해

평택교육지원청에서 박주상 교육장이 가장 먼저 한 행보는 청렴서한 발송이다. 박 교육장은 서한에서 분야별 사전예방시스템 확립을 위한 반부패 추진기획단 및 부패 취약분야 실무추진단 운영 등의 청렴정책을 제시했다. “우리 공직사회가 청렴이 기반 되지 않으면 신뢰를 얻을 수 없고, 신뢰가 바탕 되지 않은 교육은 참모습이 아니다. 교육에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 교육장은 교육의 주체가 학생이라고 말했다. “처음 사범대 입학했을 때는 공자님 말씀처럼 훌륭한 영재를 얻어서 가르치는 것이 일생의 큰 낙이 아닐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요즘 세상은 너무 빨리 돌아간다. 이런 정보화시대에서 아이들을 중심으로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고민해서 튼튼한 국가의 기둥이 되도록 하고 싶다.” 오늘 배운 진리가 내일은 아닐 수도 있고, 오늘 있던 직업이 내일은 없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박 교육장의 교육관은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가정·학교·지역사회 모두가 함께해야 해

요즘 화두가 건강과 행복이지만 현재 한국은 세계10위라는 경제규모와는 달리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아픔을 가지고 있다. 박 교육장은 “너무 숨 가쁘게 학습적 목표에만 매달리다 보니 그런 것을 아닐까”라며 속상함을 나타냈다.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안정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박 교육장은 “올바른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정·학교·지역사회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 교육장은 자신을 “친구 같은 아버지는 아니었지만 원칙 있는 아버지였다”라며 웃었다. 많이 사랑을 줬지만 때로는 엄격하게 규칙을 지키도록 했다고 한다. 박 교육장은 “처음에는 자녀들이 아버지를 어려워해 속상한 부분도 있었지만 결국 마음을 알아줬고, 힘든 일이 있을 때 꼭 상담을 한다”며 뿌듯해했다. 아이가 태어나 가장 먼저 만나는 선생님은 바로 부모님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에서는 아이가 예쁘다고 너무 오냐오냐 하지 않고, 최소한의 생활규칙을 만들어 지켜야 한다는 것이 박 교육장의 생각이다. 더불어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창의력을 펼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고, 지역사회에서도 아이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참된 교육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장 이상적인 교육은
멀리보고 함께하는 교육
마을교육공동체를
다시 살리고 싶어

박 교육장이 처음 발령받고 인사하는 날 가장 먼저 했던 말이 “멀리보고 함께하는 평택교육을 이루자”이다. 멀리 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박 교육장은 현재 단기적으로 성적을 올리는 것에만 집중하고, 그것만을 중요시 여기는 교육은 옳지 않다고 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내면을 먼저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멀리 보는 교육’을 비전으로 세운 박 교육장은 교육 방법론으로는 ‘함께하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제는 누구를 꼭 누르고 일어서는 것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서로 함께 방향을 찾아가야 한다.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같이하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면서 많은 것을 깨우칠 수 있다. 함께 어울려 해결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 세상은 절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도덕경의 상선약수라는 말처럼 자연의 이법을 따르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는 요즘 박 교육장은 생각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형제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인성을 갖출 수 있었지만 요즘은 아이들이 적어 그럴 기회가 별로 없다. 박 교육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예전처럼 ‘마을교육공동체’를 확대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내 자식이 아닌 우리자식으로 봐주고, 교육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한 기부문화도 활성화 되고, 지켜보는 언론도 잘못했을 때는 질책을, 잘했을 때는 격려를 해주며 장기적으로 함께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