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백초등학교 공모교장 박미연
폐교위기에서 혁신학교 모델로 신선하게 부활
서울 강남에서도 전학 오는 도시 속의 시골학교
평택시 남부의 도심 외곽 숲속의 작은 학교인 죽백초등학교는 새봄을 맞아 또 다시 활기가 넘치고 있다. 30년 평교사 생활을 하던 박미연(여·52) 선생님이 이달 초부터 공모교장으로 발령 받아 취임했기 때문이다.
햇빛은 쨍쨍한데 아직도 찬바람이 쌩쌩한 3월 이레째 날 오후 야산에 둘러싸인 죽백초등학교를 찾았다. 운동장에는 꽃샘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린이들이 축구를 하며 뛰어다니고 있었다.
한 학급뿐인 6학년을 제외하고 1학년부터 5학년까지는 2학급씩 전체 11학급의 작고 아담한 학교다. 전교생은 200명으로 대자연 속에서 맘껏 뒹굴고 놀면서 공부한다. 4~5년 전까지만 해도 입학할 학생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폐교 위기였던 학교가 이렇게 변화된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은 교사들이었고, 그 중심에 박미연 선생님이 있었다. “2010년 죽백초등학교로 처음 발령을 받고 왔을 때 주변 마을에서 입학할 학생이 1명밖에 없었어요. 우리는 학교를 살리기 위해 경기도교육지원청에 혁신학교를 신청하고 밤 10~11시까지 퇴근을 미룬 채 고민했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하고 나도 행복한 학교로 만들어 마무리를 잘하고 싶었죠. 선배로서 제가 앞장서니까 후배들도 공교육을 살리는 일에 의기투합한 결과 감사하게도 혁신학교로 지정됐습니다.”
그 후 도교육청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학교를 완전히 바꿔나갔다. 종래의 경쟁하는 시스템에서 상생하는 패러다임으로 바꿨다. 아울러 비민주적 관료성을 배제하고 아래로부터 건전한 문화를 구축함으로써 교사들의 자발성을 이끌어냈다. 학교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면서 학부모들은 호응했고, 소문은 점점 멀리 퍼져나가 평택의 도심은 물론 서울의 강남에서도 전입 오기 시작했다. 자녀를 공부시키기 위해 외지의 학부모들이 학교 가까운 데로 이사오는 현상도 벌어졌다.
박미연 교사는 올해 평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죽백초교 공모교장에 흔쾌히 지원했다. 그 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은 박 선생님은 공모교장으로 최종 결정돼 새 학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학력은 아이들의 정서가 안정되고 신체가 건강하면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학부모님들도 공감하고 걱정을 안 합니다. 놀이가 삶의 힘입니다.”
박 교장은 곧 봄이 되면 아이들이 텃밭에 채소도 심고 직접 가꾸며 수확하는 체험도 하게 된다며 생태적인 공동체로서 삶을 회복하는 교육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