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건축허가 반려 민심 달래기용?
남부터미널 이전 공약 취소되고 도시계획 변경 LH가 실속 챙겨
평택시가 15일 평택이마트 2호점에 대해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방안이 실질적이고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건축허가 신청을 반려했지만 일부 시민들은 올해 지방선거를 의식한 ‘쇼’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반발한 이마트 측이 행정소송을 하게 되면 시가 질 수밖에 없어 어차피 건축허가를 해주게 돼 있다는 것이다. 과거 지제동에 평택이마트 1호점이 처음 들어올 때도 주변 상인들의 반발로 이와 같은 전철을 밟았지만 결국 행정소송을 통해 이긴 이마트가 건축허가를 받아 점포를 신축하고 개점을 했다.
정부의 권고사항으로서 업체가 최선을 다해 전통시장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도 시가 주민여론을 의식해 미흡하다고 판단한 사항이 지나쳐 보이고, 기본적으로 건축허가 요건이 충분하다면 사법부는 업체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단지 대형마트의 개점을 일시적으로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을 뿐인데, 법정투쟁에 돌입하게 되면 6·4 지방선거를 넘기고 1년 이상도 갈 수 있다.
그런데, 일부 주민들은 평택시를 향해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현재 소사벌지구내 이마트 2호점으로 예정된 부지가 김선기 시장이 민선5기 공약사항으로 추진했던 남부버스터미널 이전사업 부지였는데 언제 상업용지로 용도변경했느냐는 것이다. 사진을 보면 도면1은 처음에 남부터미널 이전부지로 예정된 복합용지였다. 그러나 도면2를 보면 복합용지는 여러 조각으로 쪼개지고, 상업용지로 바뀌었다. 남부터미널 이전계획은 취소되고 대신 여러 구획으로 나뉘어져 지주(LH공사)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상가를 지을 수 있도록 분양을 추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복합용지 왼편의 ‘상23’ 부지가 이마트 2호점 건립을 위해 팔린 땅이다.
시청 홈페이지에 공개한 김선기 시장의 매니페스토 공약 추진상황에는 앞서 송명호 시장 시절인 2008년 소사벌택지지구내 버스터미널 이전 검토를 했고, 2010년 김선기 시장이 중기 공약사항으로 같은 장소로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약속했다. 그러나 취임 후에는 타 교통수단과의 연계성이 미흡해 부적합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 후 2011년 7월경 용이동에 어느 버스회사가 확보한 땅으로 이전할 것을 제안받고 자문위원회에서 검토했지만 거기도 부적합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평택시는 현재 KTX역이 될 지제역에 복합환승센터를 건설해 이전하기로 방향을 정해놓고 있다.
문제는 도시계획이 변경되는 과정을 통해 LH공사가 잔뜩 올라간 땅값을 쪼개 팔며 실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이마트도 비전동 4-1블럭에 4만4850㎡의 부지를 구입했는데, 481억 원의 땅값을 LH공사에 완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환우 소사벌지구 도서관 및 도시기반시설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공약사항을 변경함으로써 이마트가 들어올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고, 이제사 건축허가를 반려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뒷북행정이라고 꼬집었다. 게다가 ‘평택시의 이마트 건축허가 반려를 환영한다’는 정체불명의 현수막이 도심의 주요 길목마다 내걸려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냉정하게 이번 사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