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논단>평택농악과 바우덕이

이 수 연<전 평택예총 회장>

2002-10-24     평택시민신문
평택은 굵직한 유물이나 수려한 관광자원에서는 매우 빈한한 지역이다. 국가 지정 유형 문화재로서 보물 석 점(심복사 비로자나불, 만기사 철조 여래좌, 원릉군 원균선무 공신 교서) 외에는 이렇다할 것이 없는 실정이고 관광자원도 2년 전 개통한 서해 대교가 대표격이지만 그 과실은 인근 당진이나 삽교가 더 크게 차지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그중 다행인 것은 중요 무형문화재로서 평택농악(제 11-나호)이 있어서 평택이라는 이름을 대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평택농악은 1986년(일부 자료에는 '85년)에 농악으로서는 두 번째로 중요 문화재 지정을 받게 되어 진정한 홀로서기를 하지만 제 1공화국 시절 이승만 대통령 생일을 기념하여 열린 농악 경연대회에 참가하면서 '평택'이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한 이래 그 언저리에는 늘 '안성 남사당'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평택 농악의 오늘이 있도록 한 고 최은창 선생의 농악이 안성패에서 거의 완성을 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크게 보면 '안성 남사당놀이'나 '평택농악' 모두 '웃다리 농악'에 속하는 같은 유형이기에 그 구분 자체가 무의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택과 안성을 지루하게 나누는 것은 평택과 안성이 어깨를 이웃하고 서로 농악을 관광자원화 하는 경쟁(?)에 돌입했다는 것을 상기시키기 이해서이다.

안성시는 지난 9월 26일부터 29일까지 안성 남사당놀이를 중심으로 한 '바우덕이 축제'를 개최한 바 있다.
평택 농악이 국가지정 중요문화재인데 비해 그 모태라 할 안성 농악은 도지정 문화재로 되어있는 실정이다.
그렇기에 관광에 내세울 자원으로서 가장 커다란 '안성 남사당(안성농악)'이지만 그 이름보다 '바우덕이'를 축제의 타이틀로 정했는지도 모르겠다. 바우덕이는 여자의 몸이지만 경복궁 중건 때 농악으로 이름을 날려 대원군으로부터 당상관에 해당하는 옥관자를 받은 전설적인 인물이다.

신문 보도대로라면 안성시에서 이 행사에 총 3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고 중앙대학교가 기획을 맡았다고 한다.
이 사실은 이미 훨씬 앞서서 '농업축제'를 거쳐 '농업, 농악축제'를 개최하는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선 '바우덕이'라는 명칭부터 친근하게 다가온다.
텔레비전을 비롯하여 주요 일간지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서울을 비롯하여 인근에서 몰려든 인파가 행사의 질적 내용을 떠나 그 행사를 입에서 입으로 전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 '농업' '농악'이라는 보편적인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 시를 벗어난 외부에서 혹시 우리 행사를 평택 농업인들끼리 1년에 한 번씩 여는 자체 행사에 농악 대회를 하는 것 정도로 알고 있지는 않을까?

또 우리 행사를 하나의 타이틀로 묶어는 놓았지만 '농업축제'와 '평택농악경연'과 '경기농악 전국경연'을 일사분란하게 하나로 기획하고 추진하며 효율적으로 운영, 홍보하고 있는가가 궁금하다.
관광이 주목받는 수준을 넘어 경제의 커다란 수단으로 등장한 것은 특별한 투자나 시설이 없어도 가능하며 환경 공해도 없고 그 어떤 산업 보다 부가가치가 높다는 이점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택 농업. 농악 축제'는 행사 개최에 그 목적이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서 어떤 경제적인 효과를 거두느냐에 있는 것이다.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민속 축제로 성장한 '강릉 단오제'는 '평택 단오제'와 같은 해 비슷한 규모로 출발한 것이다.
지금 우리의 위상을 확인하고 수년 안에 다가올 우리의 모습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할지 살펴야 할 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