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전시회 늦었지만, 꼭 오고 싶고, 와야 했던 곳
인터뷰, 신 미 식 여행사진 작가
2012-05-09 곽니건 기자
평택호예술관 좋은 장소인데
콘텐츠가 부족한 느낌 받아
시에서 과감한 투자 했으면
신 작가는 어느 덧 이번 사진전으로 12번째 전시를 맞았다. 타 시에서 전시를 여는 동안에도 언젠가 한번은 평택을 찾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여러 가지 여건 상 생각 같지 않았다. 중소 도시의 경우 대도시에 비해 푸대접을 받기 십상인 이유도 없지 않아 있다. 이번에 평택에서 전시를 열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고향에서 자리를 하고 싶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이번 전시를 결정하고 의욕적으로 65점을 가지고 내려왔다.
“작품들의 크기가 있기 때문에 자리가 부족해 당초 예상보다 많이 걸진 못했다. 50여 점 정도 건 것 같다. 전시되는 사진은 크고 웅장해야 보는 이에게도 사진을 찍던 때의 감상과 정서를 잘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사실 인터넷을 통해 보는 것이 더 나을 지도 모른다”라고 했다. 그런 그의 생각이 투영돼서인지 선명한 사진들은 벽면에서 그가 에티오피아와 몽골에서 만난 생생한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었다.
사진전을 준비하며 느꼈던 평택의 예술적인 환경에 대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평택호 예술관은 좋은 전시 장소다. 그에 비해 콘텐츠가 많이 부족하지 않나 싶은 아쉬움이 있다. 꼭 내가 아니라도 시의 적극적인 협조와 과감한 투자로 앞으로도 예술관에서 좋은 전시가 많이 열렸으면 한다. 그래서 평택호 예술관에 작품이 걸리는 것이 영광이고 명예가 될 수 있도록 발전해갔으면 한다”며 지역 내 예술적인 풍토 조성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작가는 이전에 의뢰를 받아 NLL(북방한계선: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이에서 분쟁 대상이 되고 있는 사실상의 남북 해상 경계선) 촬영을 한 적이 있었다. 지역이 가진 미군기지나 평택의 모습에 대한 기록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의뢰를 받더라도 마음에 와닿는 무언가가 없다면 쉽게 접근할 수 없다. 하지만 고향이라는 자체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기회만 된다면 흔쾌히 응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사진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그 동안의 여정에 대해서도 물었다.
“시간을 흘려보낸 것이 아니라 쌓아왔다. 사진을 시작한 20년 동안 허투루 쓴 적이 없는 것 같다. 나는 아직도 공항에서 설렘을 느낄 만큼 떠나는 것을 사랑한다. 하지만 그 만큼 돌아오는 것도 사랑한다. 그런 것이 없었다면 여정이 계속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20년 간 쌓아올린 이름이 있으니 이젠 나아갈 것보다 이룬 것이 많아지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나는 이제 시작”이란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에 대해 보다 자세히 묻자 “좀 더 자유로운 사진,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을 마음껏 찍는 것이 나의 우선적 목표다. 그 이유는 결국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어서다. 나는 내 이름을 잘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예를 들면 제3세계를 도우려고 할 때도 내 이름이 좀 더 알려졌다면 내 이름 하나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일 수 있는 것이다. 그를 통해 더 자유롭게 내가 찍고 싶은 것들을 만나고 싶다.”
그래서인지 이번 전시회에 대한 목표도 소박했다. 그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이런 전시회는 결국 시민들을 위한 것이다. 평택에 사는 시민들 중 혹시 사진에 관심이 있었고, 혹은 나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거나 했던 이가 있었다면 ‘신미식 저 사람이 평택사람이었어?’라는 그 반가움, 혹은 자랑스러움이 든다면 그것이 바로 기쁨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