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 오랜 갈등 봉합 위해
막걸리 실컷 먹었지요

<인터뷰> 2월 이임 앞둔 이창재 평택시 축구연합회장

2012-02-02     김진환 기자

이창재 평택시축구협회·연합회 회장은 특유의 리더십으로 평택지역 축구계의 해묵은 갈등을 봉합하고 대통합을 이뤄낸 주역이다. 평택축구계와 지역사회의 두터운 신망 속에서 이 회장은 순수한 축구동호인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며 회장임기를 철두철미하게 마무리 중이다.

“이·취임식을 2월 중 가질 예정입니다. 축구계의 화합 속에 박수 받으며 회장직을 내려놓을 수 있어 감개무량합니다. 힘들게 성취한 평온이 계속 지속되고 우리 평택축구가 더욱 발전되도록 순수 축구동호인의 한 사람으로서 조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2010년 취임한 이 회장의 2년 임기가 끝나갈 즈음 연임권유가 이어졌지만, 그는 회장직을 평화롭게 이양하기로 결단했다. 평택지역에서 가장 많은 팀과 동호인을 가진 축구계의 결속 강화와 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한 최선의 길을 고심한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해 경선이 벌어질 상황이었어요. 저는 축구인들과 열심히 만나 대화를 나눴어요.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 우리 평택축구계를 위한 길인지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또다시 반목과 대립으로 이전투구할 수는 없다는 데 뜻이 모였죠.”

이 회장의 남다른 친화력과 리더십으로 결국 서로가 마음을 툭 터놓고 의견을 내놓는 대화의 장을 통해 차기 회장 및 임원진 추대가 이뤄졌다. 투명한 과정을 통해 서로의 신뢰가 두터워졌고 평택축구계의 단결과 결속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차기 회장과 임원진 모두 능력 있고 좋은 분들입니다. 우리 평택축구계의 친목을 더욱 공고히 다질 것으로 믿습니다. 예전에 우리 축구동호인들이 반목하고 대립하며 큰 물의를 일으켰지만, 제가 회장이 돼 만나서 보니 모두들 마음으로는 서로 친하고 싶어 하는 간절함 같은 것이 있었어요.”

경기장에서의 폭행사건과 집단난투극, 동(평택)·서(안중)·남(팽성)·북(송탄) 4개 지역 간에 일었던 갈등의 골, 각 지역연합회와 평택시연합회 간의 알력 등 상처로 얼룩지고 혼란이 되풀이된 평택축구계. 이 회장은 이 상황을 타개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회장에 추대됐다. 취임 후 적극적으로 현장을 찾아 동호인들의 불만과 민원 등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처음 몇 달 동안 막걸리는 원 없이 먹었습니다.(웃음) 축구를 사랑하는 공통된 마음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니 해결의 길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닫혀 있던 마음들이 열리는 것을 느꼈죠. 그렇게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 화합의 기틀을 닦을 수 있었습니다.”

이 회장은 취임과 함께 친화력으로 축구동호인들의 인화 단결을 도모면서도, 경기장 폭력사태 등 척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제명처분 등 강력한 처벌을 통해 일벌백계할 것”을 천명하는 등 강온(强穩) 양면 정책의 리더십을 발휘했다.

“지난 2년을 생각하면 마치 10년의 세월 같이 느껴지곤 합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여러 가지 일을 했죠. 이제까지 여러 단체의 회장 직무를 수행해 봤지만 평택시축구연합회 회장을 맡아 혼란을 수습했던 게 가장 뿌듯하고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이창재 회장은 이임 후에도 평택시축구연합회 직전회장으로, 현대토건 대표라는 직업인으로, 평택주민으로 지역에 봉사하고 공헌하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