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교도 값있지만 또 다른 의미있는 일을…
평택in 평택人, ‘외국인 교회’ 세운 손영복 주민교회 목사
2011-12-07 김혜경 기자
국내 외국인 130만명…그들을 위한 종교공간도 절실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말은 달라도 “믿음은 하나죠”
1984년 11월11일 평택 군문동에서 사역을 시작한 후, 머릿속을 계속 맴돌던 일이었다. 필요했지만 선뜻 누가 나서지도, 생각지도 못한 일을 시작하려고 하면서 현실을 직시했다.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였다. “20년 전, 경기남부지역 최초로 외국인을 위한 교회를 시작했지요. 필리핀 사람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고국을 떠나온 외국인들이 교회를 찾아갔지만 언어가 달라 말씀을 듣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외국인을 위한 교회를 창립했지요. 많은 외국인들이 교회에 나왔습니다. 얼마 후 외국인의 숫자가 많은 안산으로 독립하게 되었지요. 그때부터 중국인, 베트남인, 필리핀인 등 그들에게 맞는 교회를 지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모든 일을 진행할 수는 없었다. 많은 고민이 필요했고, 주위의 도움이 절실했다. 그보다 더 우선적인 일은 그들을 위한 선교사를 세우는 것이 먼저였다. 손 목사는 큰 결심을 했다. 제일 먼저 중국 선교를 계획, 교회의 청년 몇 명을 선교사로 파송했다. 바로 15년 전의 일이다. 몇 해 전 손 목사는 국내선교를 담당하라며 그들을 다시 한국으로 불렀다.
“국내 외국인의 숫자가 130만 명을 넘어서면서 현지에서 그들을 전도하는 것 이상으로 국내 선교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 근로자 수에 비해 외국인들을 위한 교회가 턱없이 부족했으니까요.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 충청지역의 외국인을 위한 쉼터와 국제교회를 설립할 것을 결심했습니다. 선교사와 함께 3년 전 필리핀 교회를 세웠고, 올해 8월 중국인을 위한 예배를 시작했지요. 오는 11일이면 중화주민교회란 이름으로 창립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서로 다른 공간에서 그들의 언어로 예배를 드릴 수 있어 참 기쁩니다. 그들이 이곳에서 위로받고, 삶을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기를 원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요.”
첫 중국인 예배에 참석한 숫자는 단 1명, 이제는 30명의 성도가 교회를 가득 메운다. 3년 전 창립한 필리핀인 교회엔 등록인만 50명이다. 이외에도 영어통역예배, 러시아어예배도 교회 창립을 기다리고 있다. 외국인을 위한 손 목사와 교회의 움직임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15년 전 팽성읍에 문을 열고, 군문동으로 장소를 옮긴 주민교회 소속 복지관은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 양로시설로 운영하고 있다. 1층에 비워놓은 방 한 개는 외국인근로자를 위한 쉼터로 이용된다.
“아직 모르는 분들이 많아 이용자가 많지 않습니다만, 힘든 상황에 놓인 분들이 없다고 생각하려 합니다. 그리고 교회가 그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 노동자들의 노무관련 상담, 임금체불, 산업재해 문제해결, 생활상담 등 외국인 대상으로 한국어교육과 컴퓨터 교육 등의 지원활동을 활발히 할 계획이지요. 주민국제교회가 향하는 길에 많은 분들이 함께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