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고라니

■ 평택 문인협회 ‘생태 시’ 연재

2010-10-21     평택시민신문

▲ 이원희 -평택문인협회 시분과 위원장-문학과 의식 신인상 수상-저서 <사랑, 그 침묵>-<현대시학> 편집장
포승면 신영 나루터 산기슭,
밭을 개간하려고 숲으로 들어온 트랙터에 놀라,
아기를 낳던 중 새끼 떨어트리고
산 깊은 곳으로 숨었다한다
엄마 젖 한번 빨지 못한 고라니

황갈색 작은 몸에만 내린 함박눈
같은 하얀 무늬가 금세 녹아버릴 것 같다
“안녕”
눈을 바라보는 순간
온몸이 맑은 첫 새벽이 된다

마음 기슭에 물결 잘박거리는,
긴 목을 들어 누굴 찾는지,
허공을 더듬는 눈동자에
저물녘 호수가 담긴다
가늘고 기다란 다리에
힘이 들어가라 들어가라
젖병을 입에 넣어주어도 빨지 못하고,
코가 말라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