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받은 만큼 돌려 줘야지요
평택in 평택人, 평택블루베리연구회 정준수 회장
중간유통 없이 판매처 확보
줄기찬 봉사로 도지사 표창
어렸을 때부터 어깨 너머로 농사를 배운 한 중년의 남자가 블루베리 연구로 평택 농업의 발판을 다지고 수익의 일부를 개인적으로 꾸준히 봉사활동 기금으로 전달, 주위에 잔잔한 정을 전하고 있다.
농사로 자수성가한 평택블루베리연구회 정준수 회장(46). 팽성읍 노와리에서 헬시블루베리농원을 운영하는 정 회장은 이 같은 성과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따듯한 마음을 인정받아 나눔실천의 주인공으로 최근 경기도지사 표창 봉사상을 받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부친을 따라 소꼴베기부터 시작, 청소년기에는 지게를 지면서 농사일을 배웠다. 6남매의 막내인 정 회장은 당시 농사일을 하고 싶어 한 것은 아니었지만 부친의 무서운 강압(?)을 이겨낼 수 없었다. 어깨너머로 배운 농사일은 훗날 안성농대를 졸업하게 만들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제조업과 1만3200㎡ 의 농사일을 병행하는 등 손에서 농사일을 놓지 않았다.
평택에서 특화사업으로 블루베리 농가를 지원한다는 설명회를 듣고 정 회장은 ‘앞으로는 블루베리다’라는 생각으로 블루베리를 재배해 보기로 시작했다. 2006년부터. 결과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2475㎡의 농원을 운영했던 정 회장은 수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3차년인 지난해에 5천여만 원의 순수익을 냈고 올해는 2톤을 넘게 생산, 1억 원을 넘겼다. 블루베리가 효자노릇을 한 것이다.
정 회장이 생산해내는 블루베리를 비롯한 평택의 블루베리 대부분은 중간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유통시킨다. 중간유통자들에게서 당한 농민들의 고통을 알기 때문에 정 회장이 직접 나섰다. 유통할 곳을 찾고 상품에 대한 설명과 최상품 납품을 약속한다. 이렇게 다져온 정 회장의 노력은 “블루베리=평택이다”라는 공식을 낳게 했다. 서울 유통시장이나 백화점에서 인정할 정도로 지금은 납품이 어렵지 않다. 모자라서 납품하지 못할 정도로. 이러한 노력이 인정되어 각 지역에서 정 회장 농원으로 벤치마킹을 하러 온다. 지난해 6월에는 장태평 농림수산부 장관이 다녀가면서 격려했다.
최상품을 내기까지 정 회장의 노력은 눈물겹다. 하루 종일 농원에서 살 정도다. 삼복(꺽꽂이)에서부터 묘목관리, 거름 주는 것 뿐만 아니라 찾아주고 만져주고 자주 돌아보고 이상 있으면 해결해 준다.
“조금 더 신경 쓴 곳과 덜 신경 쓴 곳의 열매가 차이가 납니다. 식물이지만 어느 정도 관심 있고 살펴주느냐에 따라 결과로 열리는 열매가 다릅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노력은 딱 한 가지 최상의 좋은 품질을 소비자가 먹을 수 있게 하고 꼭 다시 찾게 한다는 것, 그것만이 농가가 살아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2000년도부터 시작한 봉사활동은 딱히 무슨 계기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아이들을 키우며 동문회 활동이나 학교운영위원회를 하면서 시작됐다. 주변의 장애인 체육회를 비롯한 단체, 나눔복지회 등에 물심양면으로 범위를 넓혀서 후원해왔다. 의용소방대와 대한적십자 봉사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블루베리 농가가 번창해지면서부터는 봉사금액이나 물품을 확대해 왔다. 백혈병에 블루베리가 좋다는 말을 듣고 백혈병 환자도 돕기 시작했다. 최근 한 학생에게 블루베리를 20㎏을 지원해 왔는데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는 말에 꼭 블루베리 덕이 아니더라도 마음이 뿌듯하고 벅차다.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자신이 어려울 때 도움을 받았다고 답을 대신한다. 블루베리 농사 시작 초기 단계에 시의 지원금으로 도움을 받아 이같이 성장해가고 있으니 받은 만큼 이상으로 다른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서란다. 어린 새싹들의 어려움도 살핀다. 국민세금을 받아썼으니 어린 새싹들이 글로벌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하고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역에서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교복전달을 전액 지원할 때는 그렇게 기쁠 수 가 없단다.
단기간에 고소득을 낼 수 있는 블루베리. 정 회장은 이제 농원을 확대해 블루베리로 가공식품을 만들어낼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소비자를 위한 생산자가 되고 소비자가 선호하는 제품을 만들며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한다”라는 신념으로 블루베리를 생산해 낸다. 생산량이 많아질수록 지역봉사기금도 많아진다는 자신만의 행복한 생각으로 오늘도 어디에 봉사를 할까라는 생각과 함께 블루베리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