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걸음이 어렵죠. 일단 시작하면…”

평택in 평택人, 사회복지 공헌 국무총리상 받은 김상훈 씨

2010-09-29     곽니건

“내놔봐.” 만약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면 그때의 느낌은 어떨까? 물론 다 같지는 않겠지만 혹자는 불쾌감을 느낄 것이고 또 어떤 이는 위협을 느낄 것이다. 분명 마음속에 일렁이는 곤란한 기분은 이 말을 들은 이들의 일반적인 반응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말을 해도 하나도 밉지 않은 이가 있다. 그 사람은 바로 이번 호의 평택인,  김상훈(46) 씨.

그렇다면 대체 왜 김 씨의 ‘내놔봐’가 불쾌하지 않은 것이 됐는지 궁금해진다. 그에 대한 궁금증은 지난 9월7일 ‘제11회 사회복지의 날’기념행사에서 김 씨가 수상한 국무총리 표창을 실마리로 조금은 풀린다. 이 표창은 그 동안 김 씨가 이웃을 돕는데 앞장서 왔다는 공을 인정받아 수여된 것이기 때문. 그의 명함에 또렷하게 새겨진 ‘나눔복지장애인중앙회 회장’이라는 글씨는 김 씨는 ‘나누는 사람’이라는 또 하나의 힌트가 된다.

그래서 김 씨의 ‘내놔봐’는 밉지가 않다. 결국 그 ‘내놔봐’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온정을 전하고 나눔의 화수분으로 변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 때문.

그가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시선을 돌리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17년 전인 1994년부터. 현재는 오성면 숙성리에서 현대건설장비 판매대리점을 겸한 수리센터인 ‘현중산업’을 운영하는 어엿한 대표인 그이지만 당시는 월급을 받으며 생활을 꾸려가던 때였다.

“지금과 비교해보자면 당시엔 선뜻 앞으로 나서기가 쉬운 입장이 아니었지요. 그래서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며 그저 누군가를 돕는다는 재미에 마냥 뛰어 다녔죠.”

그 때 순수하게 뛰던 때를 생각하는 그의 얼굴은 뭐가 그리 신이 나는지 연신 싱글벙글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그렇게 그의 얼굴을 자연스레 웃음 띠게 하는 봉사, 문득 그 첫걸음마가 궁금해진다.

“왜 누구나 다들 막연하게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마음은 가지고 살잖아요. 저 역시 그런 사람이었어요. 다만 저는 참 운이 좋았죠. 주변에서 시작하는 법을 알려주는 사람들이 많았으니까요. 또 선친께서 묵묵하게 실천해 오셨던 이웃사랑도 내 어디엔가 그런 마음을 자라게 한 것 같습니다.

한 걸음을 떼고 나니 다음 걸음은 어렵지 않았다.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이에게 박수와 격려가 원동력이 되듯이 돕는 그에게 이웃들의 “고맙다”는 말과 진심어린 표정은 더할 나위 없는 원동력이 됐다. “큰일이 아니더라도 끝마치고 나면 느껴지는 보람과 뿌듯함, 그런 맛 때문에 몸이 지쳐도 힘들어도 다시 일어나 달려가게 만들더라니까요.”

활동은 2004년 자영업으로 독립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여기저기 돌며 집수리를 하고 양로원에 필요한 물건들을 지급했다. 생활이 어려운 가정들을 도왔고 저소득아동을 위해 보육료를 보탰다.

그렇게 지금껏 후원한 물품과 기금은 어느새 4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그리고 금액 뒤에는 보다 더 많은 땀과 정성도 담겨져 있다.

“처음엔 집안 사람들도 모르게 뛰었어요. 지금은 예전보다 책임감도 더 커졌지요. 이젠 그만두고 싶어도 못 두게 생겼어요”라고  농담을 던진다. 그는 보다 더 체계적인 나눔을 위해 2008년에 ‘나눔복지장애인중앙회’를 설립했다.

김상훈 씨는 “앞으로 장애인을 비롯한 어려운 이웃들이 활발히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다져가야죠”라는 계획을 내보이며 환히 웃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