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문인협회 '생태 시' 연재

2010-09-02     평택시민신문
▲ 박명숙

평택문인협회 회원들이 짓고 엄선한 ‘생태 시’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배다리저수지 잔잔한 물속으로
보름달이 가라앉았다
바람막이가 되어주던 긴 돌담 기왓장도
더 이상의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고
조금씩 금이 가고
근근이 뿌리를 내리고 기대어 있던 야생초도
마지막 유서 몇 줄 뿌리속에 저장하고
가느다란 달빛 꼬리를 잡고 여린 숨소리를 고르고 있다
툭,툭, 가을을 던져주던 밤나무도
마른가지로 박제되어 빛바랜 벽지그림을 대신하고
유일한 친구, 강태공의 말없는 위로도
그물 망태속에 가두어버렸다
개발이라는 바람,
신도시 속에 갇혀있는 절망의 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