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팽성보건복지센터서 베트남어 통역 다오티트씨

우리 안의 외국인 - 올 한 해 어떻게 보냈나

2009-12-31     곽니건

한국 아줌마들도 어려워하는 워킹맘 5년째
아이들 학교갈 땐 편견·따돌림 없어졌으면


현재 팽성보건복지센터에서 베트남어 통·번역 서비스를 맡고 있는 다오티트씨(28). 언어장벽으로 인해 고부갈등을 겪는다거나 각종 민원 처리, 주민등록과 같은 행정업무에 어려움을 겪는 베트남 출신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것이 주 업무이다.
한국살이 7년차. 고국의 음식이 너무 그리워 두 달에 한번 정도 베트남식 음식을 해먹는 것을 제외하면 좋아하는 음식으로 아구찜, 조개구이, 삼겹살을 꼽을 정도로 한국의 음식에, 방식에 점차 적응 해가고 있다.

현재 팽성보건복지센터에서 베트남어 통·번역 서비스를 맡고 있는 다오티트씨(28). 언어장벽으로 인해 고부갈등을 겪는다거나 각종 민원 처리, 주민등록과 같은 행정업무에 어려움을 겪는 베트남 출신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것이 주 업무이다. 한국살이 7년차. 고국의 음식이 너무 그리워 두 달에 한번 정도 베트남식 음식을 해먹는 것을 제외하면 좋아하는 음식으로 아구찜, 조개구이, 삼겹살을 꼽을 정도로 한국의 음식에, 방식에 점차 적응 해가고 있다.


항상 밝고 쾌활한 모습, 그리고 화려하게 장식한 팔찌, 귀걸이, 반지 등과 여성스러운 옷차림을 보고 있자면 잊어버리기 십상이지만 사실 다오티트씨는 두 아이의 엄마다. “벌써 큰 애가 5살인걸요, 둘째는 두 살 배기구요”라며 “첫째 애는 딸인데 절 닮아서 그런지 털털하다고 할까요? 말도 잘하고 명랑하고 적극적이에요. 둘째는 과묵한 아들이랍니다. 남매 성격이 정 반대라니까요”라며 웃음을 보인다.


다오티트씨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직장에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해주고 싶은 마음만큼 시간이 허락해주질 않는다. “왜 일은 해야 하잖아요. 저도 일욕심이 있어서 그런지 일도 더 열심히 하고 싶고요. 아이들을 생각하면 좀 더 잘해주고 싶긴 한데”라며 말을 흐린다. 여느 워킹맘(working mom : 아이를 키우며 직장에 다니는 여성)과 비슷한 마음이긴 하지만 아이들을 키울 때 조금 더 특별한 점 한 가지가 있다면 두 가지의 언어를 가르칠 수가 있다는 점이다.


다오티트씨가 직접 최고의 외국어 선생님이 되어 베트남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마음으로는 진작부터 가르치고 싶었는데 두 가지 언어를 한꺼번에 배우다보면 아이들에게 혼동이 올까봐서 어느 정도 한국어가 친숙해질 때까지 기다렸어요. 첫째 애는 이제 어느 정도 한국어가 익숙해졌거든요” 라며 아이가 말이 익숙해진 증거로 자꾸 물어보고 따지고 엄마의 흉을 보기 시작했다며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해 보인다. 아직은 종이에 크게 베트남 글씨를 써서 따라 쓰게 하고 읽어주는 단계. 다행스럽게 아이도 재밌는지 차분하게 잘 따라온단다.


“아직 애들이 어리고 막연하긴 하지만 어쨌거나 언어를 배워놓으면 나중에라도 무역 쪽이라든가 저와 같은 일을 할 수도 있는 거구요. 첫째 애가 하니까 자연스레 둘째도 따라할 것 같아요. 아무튼 뭐든 배워 두면 좋지 않겠어요?”
여느 엄마들처럼 그녀도 아이들을 생각하면 걱정이 많다. 아직은 유치원에 다니고 있지만 곧 학교에 들여보내야 할 것을 생각하면 겁도 난다. 가끔 방송에서 나오는 다문화가정 2세들의 따돌림 소식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런 방송을 보면 제 일처럼 마음이 너무 아파와요. 아이들은 밝게 자라야 하잖아요. 더구나 아이들이 그렇게 따돌림을 받으면 제일 먼저 욕을 먹는 것이 엄마잖아요. 엄마 탓, 엄마 탓.”
이런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다문화가정 여성들에 대한 편견이 얼른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차츰 나아지겠죠. 제가 올 때만 해도 제가 하는 일 같은 서비스도 없었고 막막하기만 했으니까요. 요즘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조금 부러울 정도예요. 모두 열심히 살고 있으니까 편견은 줄이고 인식만 높여주세요”라며 그러니까 자신의 일도 좀 홍보가 돼야한다며 끝까지 프로정신을 보이는 그녀, 다오티트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