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루었어요” 팽성 이순녀씨
고졸 검정 합격증 받은 날
난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울렁거립니다
이제는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나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울렁거리며 감정이 북받쳐 옴을 느끼며 이제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나는 경상도 영주 어느 시골 마을에서 자라 아주 작은 초등학교인 분교를 졸업하고 서산으로 이사를 와서 살았습니다. 공부는 꿈도 못 꾼 채 농사일을 거들며 세상에 대한 원망과 불우한 환경을 탓하며 유년을 보내고 공장일과 농사일을 하며 오빠와 같이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고 살았습니다.
시집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결혼한 뒤로는 농사일과 세 아이 뒷바라지에 매달려 살아온 지 30년이 넘었습니다. 이제는 어엿한 한 가정의 어머니로 아내로 시어머니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린 시절 꿈꾸던 새하얀 칼라에 까만 교복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보면 얼마나 부러웠던지요. 그 시절 내 꿈은 학교 선생님이 되어 교단에 서보는 것이었기에 배움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공부를 하고 싶은 생각은 많았으나 학원을 가기엔 부담이 되었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몰라서 시간만 흘려보냈습니다.
지난해 여름 어느 날 시청에서 준 홍보지에 평택시민아카데미 검정고시반이라는 작은 글씨가 눈에 띠어 전화를 걸었습니다. 무료로 공부할 수 있다는 말에 한 시간이 시간이 아까워 얼른 신청을 하고 돌아가는 내 눈엔 한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이제 나도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감동으로 가슴은 뜀박질을 하고 마냥 즐거웠습니다.
처음 수업시간에는 무슨 말인지도 못 알아듣고 안 되는 공부였지만 안 된다는 생각보다는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로 열심히 배웠습니다. 올 4월엔 고입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해 1차 목표를 이루었지만 대학입학 자격이 꿈이었기에 바로 고졸자격 검정시험에 도전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시험에서 고졸검정고시에도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농사일 집안일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힘들지만 계속 배워가며 기회가 된다면 내가 받은 만큼 남을 위해 봉사도 하고 싶습니다.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될 수 없지만 대학을 갈 수 있는 꿈이 생겼고 배운다는 기쁨이 생겼습니다.
이런 단체를 만들어 주시고 바쁜 시간 쪼개서 무료 봉사로 공부를 가르쳐 주시는 아카데미 모든 선생님들과 회장님 간사님 그리고 아낌없이 후원해 주시는 익명의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깊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나처럼 배움에 기회를 놓친 모든 분들께 이곳 평택시민아카데미를 권합니다.
무더운 여름날 열강해주신 선생님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순녀씨가 직접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