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생각날 때마다 물만 마셨지”

[인터뷰] 40년간 친구로 지낸 담배와 절교한 박하재씨

2008-03-05     민웅기 기자

“담배 끊으니 이렇게 좋은 걸”
비전2동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박하재(남·58)씨는 요즘 기분이 좋다. 그 이유는 고등학교 시절 호기심에 처음 접해 40년간 하루에 두 갑반씩 꼬박꼬박 피우던 담배를 평택보건소에서 운영 중인 금연클리닉을 통해 끊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현재 7개월째 금연 중이다. 보건소 전문가에 따르면 6개월 이상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그 이후부터는 끊었다고 표현해도 무방하다고 한다.
40년이면 강산도 4번이나 변하는 긴 시간, 담배를 태우는 시민이라면 박씨의 고통이 상상이 갈 것이다.

박씨가 담배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까지 과정을 일문일답 통해 들어보자.

△금연 동기가 있을 법 한데.

있지, 왜 없겠어. 지난해 서울에 일이 있어서 고속버스 터미널에 갔지. 근데 담배 피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고속버스타면 1시간 이상 담배를 못 피우잖아. 그래서 담배 한 대를 입에 물었는데 글쎄 금연 구역이라고 경찰이 제지를 하잖아. 자존심이 많이 상하는데 내가 잘못 한 걸 아니 어쩔 수 있나. 그 때 결심했지 내가 치사해서라도 이번에 꼭 끊는다.

△금연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금연 결심하고 처음 보름동안 죽을 뻔 했지. 반 혼수상태였어. 금단 현상은 오지, 담배·라이터 다 버려서 아무것도 없는데 나도 모르게 자꾸 호주머니에 손이 들어가지. 하루 종일 담배 생각만 나는데 미치겠더라고, 그때부터 담배가 생각 날 때마다 물만 마셨어. 하루에 한 3리터 이상은 먹었던 것 같아. 과자나 사탕 같은 걸 먹으라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러면 살이 쪄서 성인병이 올 수도 있다고 보건소 금연상담사들이 말해줘서 그런 건 입에 대지 않았지.

△7개월째 금연 효과는.

몸이 가뿐해졌어. 예전에는 고성산에 올라가는 것도 숨이 턱턱 막혀서 중도에 포기했는데 이제는 거뜬해. 성기능도 좋아져서 부부금실도 좋아졌다니깐.(웃음) 그리고 중요한 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 평생 못 끊을 줄 알았거든. 이젠 담배 피는 아들한테 당당히 담배 끊으라고 말해.

△금연 시도하는 시민에게 한마디 한다면.

의지가 중요하고, 주위사람들에게 금연 중이라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할 수 있잖아. 난 다르게 말할래. 금연 중에 담배가 생각나면 처음에 내가 왜 담배를 끊으려 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 그렇게 한 달반만 지나면 끊을 수 있어. 사실이야 내가 끊었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