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논단> 걷고 싶은 도시를 만들자

장 정 민 평택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2002-01-07     평택시민신문
우리나라 도시에서는 버스, 트럭, 자가용 차들이 횡단보도가 있는 곳에서도 신호대기를 하며 보행공간을 막아서기도 하고 보도(步道)는 곳곳이 파여져 있어 비나 눈이 오면 걷기에 여간 불안하지 않다. 한편 전신주, 광고물, 상가, 가판대, 공사시설물이 좁은 보도 위에 자리잡고, 심지어 노점상과 자동차까지 보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차도를 넓히기 위해 좁은 보도를 더욱 좁게 만들고, 자동차 소통이 우선인지라 사람은 지하도를 오르내리기도 하고, 힘들게 육교를 건너야 한다.

우리나라 도시의 시민들은 학교나 직장에 가기 위해서만 걷는 것은 아니며, 걷는 사람들은 추억과 즐거움을 갖고 싶어하며, 그리고 거리마다 개성을 가지고 매력있는 도시공간에서 걷기를 바란다. 강과 숲, 가로수나 꽃, 분수와 벤치가 있고 역사유적과 마음에 드는 식당, 카페, 전시장, 음아감상실, 극장, 서점을 들러서 공원으로 통하는 걷고 싶은 길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의 삶의 터전인 평택시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인간을 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걷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걸을 수 있는, 걷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보행자 전용도로를 일반도로와 마찬가지로 다양하고 위계적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각 동선(動線)의 목적과 방향 그리고 오픈스페이스(Open Space)의 네트워크(Network)화를 반영하여 보행자 전용도로는 간선(幹線), 보조간선, 그리고 지선(支線)으로 분류하여 계획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간선보행자 전용도로는 통근, 통학, 쇼핑, 레크리에이션 등을 위하여 안전, 쾌적, 편리성을 구비한 공간과 산책, 대화 등에 모두 대응할 수 있도록 계획할 필요가 있다.

한편 걷고 싶은 도시는 보행자 공간을 통합적으로 계획하여 보행자전용도로와 공원·녹지와의 연계를 도모해야 한다. 그리고 통근, 통학, 쇼핑 등을 위한 기능적 보행동선 축(軸)과 오픈스페이스 및 자연과의 접촉을 위한 위락적 동선 축은 각각의 성격을 부여함은 물론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한다. 보행공간에는 경관적인 특징인 공원과 광장, 네거리 그리고 랜드마크 등을 부여하여 계획하고 사계절의 추이를 만들어 내는 수목들을 다양하게 심어 정감 어린 경관 연출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의 후손들이 영원히 살아가야 할 21세기 평택시 도시계획 및 개발의 방향은 걷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도록 하는 작은 일들로부터 새롭게 시작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평택시 도시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개성 있는 계획과 기존 자연환경에 부합되는 개발을 도모하여 쾌적하고 풍요로운 환경을 창출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보행공간은 진행방향에 변화르 주거나 또는 곡선을 도입하여 단조로움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각종 보행환경에 적합한 규모로 공간영역을 형성하는 것이 요구된다. 특히 무엇보다도 우리는 도심(都心)의 보행자 환경에 대한 막연한 오해를 떨쳐버려야 하고 도심 속에서 보행인을 위한 가로(街路)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에 대한 이해와 실천이 필요하며,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하여 연결성 있는 보행공간, 안정성 있는 보행공간, 쾌적성 있는 보행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도시재개발 및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데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21세기 새로운 시대에 평택시의 삶의 주체인 평택시민들이 모두가 편리하고, 안전하고, 쾌적하게 걸을 수 있을 때 평택시민들이 더욱 더 건강하고 아름다워 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