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평택호 관광개발 해법

전진규 동서측량엔지니어링 대표

2001-12-10     평택시민신문
중국 관광객 대비 시급한 평택… 권관지구 18만평 우선 개발하자

평택시의 관광개발이 시급해졌다. 중국이 예상보다 빨리 해외여행 자유화 정책을 취하여 중국인들이 대거 몰려 올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의 관광시장은 약 7억2천만 명에 달하고 이중 1%만 우리나라에 와도 7백20만 명이 된다고 한다. 이는 금년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 40만6천명에 무려 18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머지않아 중국 대륙과 가장 가까운 항구도시인 평택시는 인천시와 함께 길거리에 중국 관광객들이 넘쳐 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평택에는 평택항을 통해 출입하는 중국 관광객들을 맞이할 관광인프라가 거의 없다. 평택은 지금으로서는 그냥 지나가는 길목에 불과하다. 현재 평택항에 입출항하는 화물선과 상선의 선원 대부분은 서울이나 아산으로 빠져나가 머물다 가고 평택 땅에는 발도 디디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가 관광개발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평택호는 외국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인데도 개발이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평택호 관광지 중 약 18만평 규모의 권관지구는 오래전에 관광지로 지정 받은 곳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일부에 횟집만 주로 들어서 있을 뿐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서해안 시대를 맞아 관광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추가로 관광개발계획지구로 편입된 약 60만평의 신왕지구는 관광지 지정 자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평택호 관광개발은 앞으로 몇 년이 더 걸릴지 모른다.

평택호 관광지 지정을 놓고 벌이는 상위 행정기관들의 태도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평택시가 신왕지구에 대한 관광지 지정을 받으려고 국토이용계획변경승인신청을 하면 수도권정비계획심의를 먼저 받아 오라고 하고 그래서 수도권정비계획심의를 받으려고 하면 또 관광지 지정을 먼저 받아 오라고 하는 등 경기도와 건교부가 평택호 관광지 지정을 공 삼아 핑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이런 와중에 평택시만 골탕을 먹고 시급한 관광개발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설사 관광지 지정 절차가 진행된다 할지라도 신왕지구에는 약 10만평의 농업진흥구역이 포함되어 있어서 농림부로부터 농지전용에 대한 동의를 받기가 곤란해 국토이용계획변경 승인을 받아 관광지로 지정 받는 것 자체가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니면 상당한 기간이 걸리게 될 공산이 크다. 우리는 이와 꼭 같은 경우를 몇 년 전 청북 신도시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이미 경험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택호 관광개발은 권관지구를 신왕지구와 분리해서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권관지구 전부에 대해 먼저 관광지조성계획 수립하여 관광시설을 건축할 수 있게 하면 코앞에 닥친 관광수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장기화가 예상되는 신왕지구는 별도의 절차를 밟도록 하는 것이다. 권관지구에 숙박, 휴양, 위락 등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추어 놓으면 평택항을 통해 들고나는 관광객들이나 일반 관광객들이 하루 이틀씩 쉬었다 가는 필수 관광코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개발사업이 지연된 것은 어느 면에서는 전화위복일 수도 있다. 백지상태에서 관광지에 대한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평택호 관광개발사업에 대한 평택시의 발상의 전환과 새로운 정책을 기대해 본다.

(동서측량엔지니어링<주> 대표, ew49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