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논단>지역신문-지역사회 문제 해결자 역할 기대한다
김 동 식 (변호사)
2001-11-19 평택시민신문
지역언론 역할 갈수록 커져…경영난 극복과 정체성 확보 선행돼야
우리가 살고 있는 이때가 국제화 시대이고 인터넷을 통해 언제든지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해도 어떤 특정의 사건에 관하여 의견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가지고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이다. 특정의 사건에 관하여 언론매체의 보도가 각 개인의 의견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되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방송공사 <뉴스9>는 10월 15일 '생화학테러의 공포의 일주일'에서 미국 에이비씨(ABC) 방송사가 만든 가상 시나리오를 그대로 보도하면서 테러로 도시가 텅 비어버린 가상의 모습을 보여줬고, 18일 '다음 테러는 천연두 가능성 높아'에서는 천연두로 반점이 온몸에 퍼진 어린이의 모습을 담은 자료화면을 보여주었으며, 24일에는 미국정부발표를 받아 "광우병과 구제역 등 동물에 대한 테러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가축에 생화학테러가 가해질 경우 축산업이 엄청난 피해를 볼 것"이라고 보고했다.
반면, 문화방송 <뉴스데스크>는 가상 시나리오와 동물테러 가능성은 보도하지 않고, 18일 '미국, 소련이 앞장'에서 "미국은 세균전 실험으로 국제적 비난을 받아왔고 생물무기를 실제정쟁에서 사용해왔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고 보도하였으며, 21일 '거부할 때 언제'에서는 "미국은 생물무기금지협정 검증의정서에 서명하지 않고 대규모 세균배양공장을 비밀리에 운영해왔다"고 보도했다.
두 방송사의 위와 같은 보도에 대하여 민주언론 운동시민연합은 KBS에 대하여는 "미국의 발표나 견해를 자극적인 화면 구성을 통해 그대로 전달한 것으로 추측성보도로 시청자의 공포심을 유발하였다"고 평가하였다. MBC에 대해서는 "미국중심의 보도에서 벗어났고 시청자가 좀더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줬다"고 평가하였다.(한겨레신문 11월 14일자 28면)
탄저균의 유포가 우연히도 미국내의 9.11 테러사건 직후에 시작된 것은 미국민들로 하여금 세균에 의한 또 다른 테러일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주었다. 한국방송공사의 <뉴스9>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탄저균 등 세균에 의한 테러의 공포심을 갖게 한 것에 더 나아가 그 탄저균의 유포 사실보도를 통하여 9.11 테러사건을 연상하게 함으로써 탄저균 유포가 9.11 테러사건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마저 가지게 하였다. 미국에 발표에 의하면 그 탄저균의 유포자는 9.11 테러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에서의 탄저군 유포, 9.11 테러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 등에 대하여는 그나마 중앙의 여러 언론매체를 통한다거나 직접 외국의 매체를 통해 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지방에서 일어나는 특정의 사건에 관한 정보는 극히 제한된 지방(지역)신문이나 지방방송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지방신문이나 지방방송의 역할은 더욱 크다고 하겠다.
그런데 신문의 경우에 중앙신문의 지역 침투율이 매우 높아 지방신문의 구독률이 저조하고, 경영실적이 저조하다보니 신문의 본질이나 사회적 기능이 도외시되는 경향이 있다. 한 연구자료에 의하면 일간지의 경우에 하나의 일간지가 점할 수 있는 인구, 즉 일간지 대 인구수가 서울과 부산의 경우 85만명 정도이고 그 외의 지역은 50만명 미만이라고 한다. 지방신문 중 시·군에서 주간이나 격주간으로 발행되고 있는, 소위 지역신문의 경우에는 점할 수 있는 인구의 수가 더욱더 적은 것이다. 평택시에서 발행되고 있는 신문을 3개라고 보면 1개의 신문이 점할 수 있는 인구는 15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중앙지뿐만 아니라 일간지인 지방신문들이 대부분 적자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바에야 주간, 격주간으로 발행되고 있는 지역신문의 경우에 그 경영의 어려움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지역신문이 경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뉴스의 전달, 공정성과 정확성, 사회적 감시, 의제설정의 여러 기능을 발휘하기 위하여는 지역신문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하고 중앙신문과 차별화 된 지역신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여야 한다고 본다. 지역신문이 지역문제의 해결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