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림 원장
이 통로는 인대로 싸여 있는데, 원인은 아직 잘 모르지만 이 통로보다 이를 지나는 힘줄의 크기가 커지면 엄지를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심하게 일어나는 질환으로, 이를 드꾀르벵 병(De Quervain's disease, 디쿼베인)이라 합니다.
손목에서 엄지 쪽으로 엄지를 움직일 때마다 뻗치는 통증이 특징이며, 환자들은 주로 빨래를 짤 수가 없다거나 그릇을 잡을 때 갑자기 자지러지는 통증이 온다고 표현합니다. 따라서 엄지를 잘 사용하지 않으려 합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엄지 쪽의 손목이 아프다고 하며, 일부는 엄지가 아프다고 하기도 합니다. 주로 30대와 40대의 여자환자가 많으며 남자환자는 드뭅니다.
병인은 아직 확실하지 않았으며, 19세기 서양에서는 빨래하는 여성이 손목이 삔 것으로 표현되기도 하였습니다. 현재에도 빨래할 때 아프다고 하는 것은 똑같은데, 빨래할 때 엄지를 많이 벌이고 오므리는 동작을 많이 하므로 이런 동작에 많이 사용하는 힘줄이 그 통로에서 마찰되어 힘줄의 염증(의학적으로 병균에 의해 조직이 반응하는 것을 포함하여 어떤 원인에 의해 조직이 비정상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광범위하게 모두 염증이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연한 조직은 염증이 있으면 붓게 됨)으로 부어서 일어날 수도 있다고 여겨집니다. 해부학적인 구조로는 손목관절에서 팔 쪽으로 두 개의 뼈가 있는데 그 중 엄지 쪽이 요골이고, 소지(새끼손가락)쪽이 척골입니다. 손가락을 펴는 근육은 팔꿈치에서 손목사이에 있으며, 이 근육의 끝에는 힘줄이 달려 있어 근육이 수축하는 대로 힘줄이 따라 움직이므로 살 속에서 미끄러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 힘줄이 손목을 이루는 울퉁불퉁한 뼈를 지날 때 손목이 어떤 위치에 있던 손가락을 힘줄이 제대로 움직이게 하려면 힘줄이 관절을 지날 때 일정한 통로를 지나게 해 들뜨거나 이탈되지 않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손등에는 이러한 통로가 6개가 있는데, 이중 첫째통로에 문제가 주로 발생하는데 첫째통로에서 염증으로 힘줄과 통로의 크기가 맞지 않아 발생합니다. 수술 시 육안으로 보면 통로를 이루는 조직인 인대가 두꺼워져 있으며, 그 크기가 상대적으로 굵어진 힘줄이 그 통로를 원활하게 통과하지 못하고 조여 있는 상태를 보입니다.
손목의 엄지 쪽을 눌러보면 통증이 오며 엄지를 손바닥 안으로 강제로 구부리면서 손목을 소지 쪽으로 휘게 하면 통증이 유발시키는 검사로 쉽게 진단 가능합니다.
치료하면 쉽게 그 증상을 완치시킬 수 있으나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엄지를 잘 못 쓰게 되는 즉, 관절염이나 관절이 굳어(관절강직) 버릴 수 있습니다.
증세가 가벼울 때는 먹는 약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진행하여 엄지를 쓰지 못하는 경우는 소용이 없습니다. 이 때는 우선 스테로이드주사(소위 '호르몬주사' 또는 "뼈 주사'라고 부름)를 그 통로에 놓게 되는데, 한번 주사로 1~3개월 이상 증세가 가라앉으며 적어도 2개월 뒤에 재발하면 다시 한번 주사를 하게 됩니다.
이 주사를 1~3회 정도 사용해서 완치되는 환자가 반 이상으로 생각됩니다. 주사로도 1개월밖에는 소용이 없거나 여러 번 재발되면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수술은 힘줄을 조이고 있는 통로를 절개만 해주면 되는 간단한 조작이므로 대부분의 환자에서 입원이 필요 없이 국소마취로 몇 분 안에 수술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계림정형외과의원<☎ 031-618-6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