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건 원장<버드나무 한의원>

▲ 최용건 원장<버드나무 한의원>
사물탕(四物湯)은 독자들도 낯선 이름일 것이다. 사물탕은 송나라때의 화제국방(和劑局方)에서 처음 보인다. 많이 사용하기는 금원(金元)대의 주단계(朱丹溪)와 주단계의 제자들이 많이 애용하였다. 이번에는 사물탕(四物湯)과 자음강화탕(滋陰降火湯) 그리고 쌍화탕(雙和湯)의 이론적 배경과 쓰임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주단계의 <격치여론(格致餘論)·양유여음부족(陽有餘陰不足)>을 보면 “고인들이 반드시 남자는 30세, 여자는 20세가 지난 후에야 시집을 보내고 장가를 가게 하였으니 음기(陰氣)가 성숙하기는 어렵다는 것과 고인들이 섭양(攝養)을 잘 하였음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주단계는 “사람의 음기가 난성이휴(難成易虧)하여 인체활동의 요구대로 만족할 만큼 공급될 수가 없으며, 더구나 양주동(陽主動)하고 음주정(陰主靜)하는데 인체는 항상 양동(陽動)의 상태에 있으므로 정혈음기(精血陰氣)는 가장 모손되기가 쉬우니 사람은 절정(節精)하고, 오지(五志)를 망동되지 않게 하여 음정(陰精)을 고밀(固密)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하였다.

즉, 음정은 만들어지기가 어렵고 소모시키기는 쉬우니 음정을 아끼라는 말이다. 음정이 무었을 말하느냐 하면, 주단계 당시의 여러 의가(醫家)들의 견해로 볼 때 대체로 정액(精液)과 혈(血)을 의미한다. 음정(陰精)을 고갈시키는 것은 주단계에 의하면 주로 식욕(食慾)과 색욕(色慾)이므로 주단계는 음식을 절제하고 색욕을 경계할 것(節飮食 戒色慾)을 주장하였다.

음허(陰虛)하면 화(火)가 왕성해지는데(陰虛火旺), 이럴 때의 치법은 자음강화법(炙陰降火法-음을 키우고 화를 가라앉히는 방법)을 써야 한다고 하였다.

주단계의 이러한 사상<절음식, 계색욕, 음허화왕(節飮食, 戒色慾, 陰虛火旺)을 자음강화(滋陰降火)로 치료하는 방법>은 중국의학에 있어서 하나의 학파를 이루며 중국의학에 있어서 끼친 영향도 지대했으며, 그의 이론과 처방은 지금도 임상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한의학에서 보법(補法)과 보약(補藥)이라는 개념이 있는 데 증상과 처방이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것은 이동원(李東垣)과 주단계(朱丹溪)로부터 시작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영향을 받은 대사공(戴思恭)은 “단계(丹溪)의 양상유여 음상부족(陽常有餘 陰常不足)에서 양(陽)은 기(氣)를 말하고, 음(陰)은 혈(血)을 말한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말하길 기혈(氣血)을 인체장부활동능력을 유지하는 주요 물질로 인식하고 “기혈은 수곡(水穀)에서 생(生)하고 비위(脾胃)에 근원을 두고 중초(中焦)에서 동출(同出)한다”고 하였다.

주단계의 제자 중에 왕륜(王綸)은 말하기를 “사람의 일신은 음상부족(陰常不足)하고 양상유여(陽常有餘)한데 하물며 절욕자는 적고, 과욕자가 많으니 정혈(精血)은 휴(虧)하고 상화(相火)는 왕(旺)하게 되며 화가 왕(旺)한 즉 음이 더욱 쇠(衰)하여….

세상 사람 중에 화왕(火旺)으로 병에 이른 자가 대부분이고 화(火)가 쇠(衰)하여 질병이 된 자는 거의 없다”라고 하여 자음강화(滋陰降火)의 약을 선용(善用)하였으며 또한 그는 말하기를 “보음지약(補陰之藥)은 소년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불가결하다”라고 하였다.

이동원은 보기(補氣)를 주장하여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등의 명처방을 내놓았고, 주단계(朱丹溪)는 보음(補陰)을 주장하여 사물탕(四物湯)을 애용하고 자음강화탕(滋陰降火湯) 등의 처방을 내놓았다. 우리가 잘 아는 쌍화탕(雙和湯)은 사물탕에다가 보기약(補氣藥)인 황기와 보양약(補陽藥)인 육계(肉桂)가 들어가서 만들어진 처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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