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원장<김영준치과의원>

▲ 김영준 원장<김영준치과의원>
치아는 오복 중 하나로 꼽힐 만큼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장기이다. 어려서부터의 올바른 치아관리는 노후에도 건강한 치아를 약속하지만, 자칫 조금만 관리에 소홀해도 훗날 많은 고통을 받기 십상이다. 우리 아이 치아관리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중요하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상식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1. 유아의 충치는 부모와도 관련
유아의 아버지에게 매년 최소 1개의 충치가 발생하는 경우 유아에게도 만 5세가 될 때 까지 충치에 걸릴 위험은 2배가 된다는 보고가 있다. 또 어머니의 경우 매일 정기적으로 칫솔질을 하지 않을 경우 유아에게 충치가 생길 확률이 2배나 된다는 보고도 있다. 충치를 생기게 하는 박테리아는 어머니(양육자)를 통해 아이에게 옮겨지므로 어머니를 비롯한 양육자의 구강건강 역시 매우 중요하다.

2. 우리 아가, 이가 나요
출생 후 처음 몇 개의 치아가 맹출하는 과정에서 ‘티씽(teething)’이라는 독특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잇몸이 헐거나 욱신거릴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식사나 수면에 장애가 올 수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간혹 불안과 흥분상태를 보이기도 한다.

이럴 때는 차가운 손가락이나 숟가락의 볼록한 면, 젖은 거즈 등으로 부드럽게 문질러 주면 다소 편안해지게 된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치아발육기’도 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증상들이 심한 정도는 아니므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나, 만일 열이 나거나 아이의 상태가 심각하다면 소아과 의사의 진찰이 필요하다.

3. 갓 나오는 치아가 가장 약하다.
뼈 속에서 어느 정도 발육을 마친 치아는 어느 순간 불쑥 입안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수주에서 수개월간에 걸쳐 서서히 잇몸을 뚫고 올라와 적당한 높이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렇게 갓 나오는 치아는 치아상부에 잇몸의 일부가 장기간 덮여 있게 마련인데, 이는 프라그를 쉽게 침착시키는 조건이 되어 충치가 잘 생기게 되므로 보다 세심한 칫솔질이 필요하다. 또한 치아의 최표면층인 법랑질은 입안으로 나온 후 성숙단계를 거쳐 보다 단단해지는데, 갓 올라온 치아는 아직 성숙단계 이전이므로 이미 올라온 치아보다는 약하기 마련이다.

4. 충치, 단 것만 피하면 되는 걸까?
치아가 맹출하는 시기부터는 분유나 유아용 유동식을 젖병에 넣어 먹는 습관은 좋지 않으며, 더욱 중요한 것은 수면 시에는 이 같은 행위를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우유병우식증은 젖병을 이용한 잘못된 수유습관에서 기인하지만 모유의 경우에서도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치아의 맹출 후부터는 적절한 수유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장시간 동안의 수유 역시 피해야 하는데, 특히 아이와 함께 자는 경우 젖을 물려 재우는 식의 방법은 금물이다.

이유식은 설탕성분이 너무 많이 들어 있지 않은 것을 세심하게 선택한 후 제공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과일이나 채소 등에는 인체에 필요한 정도의 당분이 충분하므로 시중의 상품화된 이유식을 이용할 때는 설탕함량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2-3세경부터는 아이들이 스넥류나 간식을 즐겨 찾게 마련인데 사탕, 캐러멜, 건포도, 과자 등의 당분함량이 높거나 끈적이는 식품들은 좋지 않다. 끈적거리는 음식은 구강 내에서 장시간 잔류하기 때문에 충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5. 아이가 손가락을 빨아요.
유아의 경우 손가락 빨기는 욕구충족과 관련된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이다. 보통 첫돌까지는 손가락을 빨음으로써 상당한 만족감을 느끼게 되며, 대체로 2세경, 늦어도 4세경에는 스스로 멈추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가 습관으로 이어져 4~5세 이상까지 지속된다면 구강발육과 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루 4~6시간 이상 빤다면 치아위치에 변화가 생기게 되는데, 상악골(위턱)은 좁아지고 윗니가 전방으로 돌출되면서, 앞니끼리 서로 닿지 않는 ‘전치부 개교합’이 발생된다. 영구치가 날 때까지 지속된다면 치열은 영구 변형되어 교정치료가 필요하므로 4~6세경부터 치료 장치와 심리요법을 병행하여 습관을 멈추도록 유도한다.

6. 위장역류병
식사를 한 후 종종 구토증세를 보이고 가슴앓이 증세를 겪는 어린이의 경우 치아침식의 위험이 있다. 위장역류병(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을 갖고 있는 아동의 경우 다른 아이보다 치아를 덮고 있는 법랑질에 손실을 가져올 수 있으면, 영구치의 침식은 충지나 구강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추가적인 치아침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런트 치료, 불소양치, 중탄산나트륨 양치 등의 방법이 있다.

7. 치아 두개가 붙었어요.
두개의 치아가 서로 붙은 경우는 전체 아동의 약 0.5~1%에서 발견되는 치아발육장애로 영구치와 유치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으나 유치에서의 발생빈도가 높다. 대개는 측절치라 불리는 두 번째 앞니와 송곳니가 붙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가운데에 어금니처럼 깊은 홈이 있어 충치가 생기기 쉽다. 유치에서 발생한 경우는 계승영구치의 존재여부 및 상태를 X-ray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8. 외상에 따른 치아손상
외상으로 치아가 부러진 경우는 유치보다는 영구치에 흔한데 부러진 위치에 따라 치료방법이 각기 다르다. 아이가 아파하지 않더라도 신경에는 충격이 가해졌을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검진이 필요하다. 주로 치조골에 손상을 입어 치아의 위치가 변한 치아탈구는 위치를 바로 잡고 이를 고정시키는 치료가 필요한데 유치에서 자주 발생한다.

9. 약물을 이용한 진정요법
치과치료에 대해 극심한 공포를 가지고 있어 정상적인 진료가 불가능한 아이들은 ‘웃음가스’라 불리는 아산화질소를 흡입하거나 적절한 수준의 진정수면계 약물을 투여하여 아이를 진정시키고 불안을 경감시킨 후 치과치료에 임한다. 통상 입원은 필요 없고 오전 시간을 이용한다.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을 사용하므로 염려하지 않아도 되나 반드시 주의사항을 지켜야 한다.

위와 같이 ‘유치의 중요성’에 대해 몇 가지 알아보았다. 후속영구치 및 상, 하악 턱성장에 미치는 유치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아이가 아무리 치과에 가기 싫어해도 조금씩 치과와 친해지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겠다.

김  영  준 원장<김영준치과의원>☎ 657-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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