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철 원장<염&박 피부비뇨기과의원>

▲ 박희철 원장<염&박 피부비뇨기과의원>
매독은 주로 성관계에 의해 전파되는 질환으로 임질과 더불어 성병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병이지만, 어떤 병인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는 독자들이 많지 않아 간단히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매독의 기원에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고대 존재설과 콜롬버스 설입니다. 고대 존재설의 논거는 석기 시대의 유골에 대한 매독성 변화를 인정하는 점과 고대 민족의 문헌에 매독성 변화를 인정하는 점, 그리고 고대 민족의 문헌에 매독을 생각하게 하는 기재가 있는 점 등인데, 고대 유럽에 매독이 존재했다는 증거를 발견할 수 없다고 하는 이유로 콜롬부스 일행에 의한 유럽으로부터의 전파를 매독의 기원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른바 콜럼버스 설에 따르면 1492년의 신대륙 발견에 의해 신세계인 현재의 아메리카 대륙으로부터 유럽에 전염됐다고 합니다.

콜롬부스가 제1회의 항해를 마치고 스페인으로 돌아온 것은 1493년 3월. 이 때부터 구대륙에 매독이 만연되기 시작해 몇 년 사이에 빠르게 유럽 전체에 전파됐습니다.

치료약도 없어서 걸리면 코가 떨어지고 눈이 멀었다고 합니다. 독일의 음악가 슈만이 매독으로 인해 정신분열을 일으켜 라인강에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동양에 나타난 것은 1498년 바스코 다 가마의 희망봉 우회의 해상교통로가 개척된 후의 일로 그들 일행이 기항한 인도 마레이 등에 먼저 퍼지고 이어 이 지방에 돈 벌러 와 있던 중국인이 이것을 본국에 수입해 1505년경에는 이미 광동창이 유행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선 중국에서 들어온 창병(瘡病)이란 뜻에서 당창(唐瘡)또는 광동창(廣東瘡)이라 불렀다고 전해집니다.

매독은 매독균에 의해 감염되며 성관계를 통해 전파됩니다. 감염 부위의 궤양이 초기 증상이나 점차 세균이 신체의 여러 부위로 이동하여 여러 장기에 손상을 일으킵니다.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으나 환자에 따라 초기 증상이 경미할 수 있고, 초기에 치료를 받지 않아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원인균은 트레포네마 팔리둠(Treponema pallidum)으로 몸밖으로 나오면 곧 죽고, 비누나 물에도 쉽게 죽습니다. 잠복기는 2∼5주(평균 3주)이며 매독에 걸린 사람과의 성적접촉, 혈액, 태반(선천성 매독)을 통해 감염됩니다. 채혈된 혈액에서는 26∼46시간 내에 죽으므로 수혈로 감염될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또한 매독은 태아와 신생아에게 유산, 사산을 초래하며, 초기매독인 산모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선천성 매독아가 될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유아는 2세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간질환, 신질환, 피부질환, 광범위한 염증 및 지방층의 부족, 정서 불안정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매독은 발병시기와 증상, 내부 장기침범에 따라 1기매독, 2기매독 3기매독으로 나뉩니다. 각각 기에 따른 치료법이 존재하므로 철저한 진단에 따른 치료를 하면 대개 치유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매독진단의 출발은 정확한 병력청취와 이학적 소견의 확인입니다. 임상적으로 매독이 의심되면 병소의 삼출물을 암시야 현미경으로 조사하여 매독균이 있는지를 조사합니다. 만약 암시야 현미경검사가 불가능하면 형광항체 염색으로 대치할 수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매독균을 확인하는 방법 이외에 비특수혈청 검사(VDRL), 형광트레포네마항체흡수시험(FTA-ABS) 등의 매독혈청학적 검사가 이용됩니다. VDRL은 하감이 출현한지 2주 정도가 지나야 양성반응을 나타내며, FTA-ABS는 하감 출현 시 양성반응을 보이므로 비교적 초기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매독은 페니실린제제로 치료되며, 페니실린제제의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 에리스로마이신, 독시싸이클린 등을 투여하기도 합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후 VDRL검사, 신체검사 등으로 추적조사를 해야 합니다. 매독은 한 번 감염되어 완전히 치료되어도 면역이 형성되지 않으므로 동일한 질병에 다시 걸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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