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와 지난해 10월부터 우호교류를 맺고 있는 일본의 마쯔야마시와 상위 지방자치단체인 에히메현의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평택시를 지난 14일 방문했다.

이들은 에히메현과 마쯔야마시가 후쇼사판 ‘역사 왜곡 교과서’를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우호교류를 맺고 있는 평택시와 평택시민들이 이에 항의하고 채택 저지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에히메현과 에히메현 현청소재지인 마쯔야마시는 일본의 한국침략을 미화하는 역사 왜곡교과서를 2001년 일본 전체에서 도쿄도와 함께 거의 유일하게 채택한 우경화의 도시라고 주장했다.

또한 올해도 이 왜곡 교과서를 채택하기 위해 현 지사가 앞장서서 노력하고 있다고 일본의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마쯔야마시는 일본의 대표적 우익 소설가 시바료타로의 대표작 <언덕위의 구름> 기념관 건립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며 일본 사회 전체의 우경화에 앞장서는 도시라고 전했다.

이 소설은 러·일 전쟁을 일본이 러시아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벌인 전쟁이라고 미화하며 일본의 한국침략을 정당화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평택시와 우호교류를 맺고 있는 도시가 일본 우경화와 군국주의, 왜곡역사교과서 채택에 앞장서고 있는 도시라는 점은 매우 실망스럽고 충격적이다.

어떻게 해서 이런 도시와 우호교류까지 맺게 되었는지, 이 과정에서 시 당국은 사전에 이 도시의 실정을 정확히 알고 있었는지 철저한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마쯔야마시 당국에 왜곡교과서 채택을 반대한다는 서한을 평택시의 이름으로 보내달라는 요청에 대해 평택시는 분명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할 것이다.

5년전 충남도지사는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의 요구에 따라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구마모토현 지사에게 왜곡교과서 채택을 반대한다는 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

도지사의 서한과 한국 시민단체의 일본 방문활동, 일본내 양심적 세력의 강한 반대운동이 결합돼 구마모토현과 현 소재 자치단체 중에서 후쇼사판 교과서를 채택한 곳도 한 곳도 없었다.

구마모토현 사례는 지금도 한일간의 모범적인 국제교류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평택시는 진정한 양 도시의 우호교류를 위해 왜곡 교과서 채택에 반대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일본의 우경화와 역사왜곡 문제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의 일본 사회의 우경화와 국국주의 흐름은 매우 심각하고도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전후 60년만에 과거의 군국주의자들이 지배권을 다시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본 내 양심적 시민단체나 평화단체의 힘만으로 막기에는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이제 이 문제는 일제 침략을 당했던 아시아 사회 전체의 공동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평택의 시민사회단체들 역시 에히메현과 마쯔야마시의 시민단체와 손잡고 왜곡역사교과서 채택에 반대하는 항의 서한은 물론, 8월로 예정돼 있는 각급 학교의 교과서 채택 시점에 맞추어 공동 방문단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해 왜곡교과서 채택 반대운동을 전개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방문단의 직접적인 설득과 토론, 채택 반대활동은 교과서 채택 권한이 있는 자치단체 교육위원회 관계자 뿐아니라 정치인,시민들에게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아울러 이번 일본 시민단체의 평택방문을 계기로 평택과 마쯔야마, 에히메현의 시민사회단체간의 교환방문 정례화 등 교류의 폭을 넓히는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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